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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짐니 Aug 21. 2022

브랜딩 전략이 곧 인간관계 전략

<팬덤 경제학>을 읽고


브랜드도 고객도 우리도

모두 사람이니까


얼마 전 우리 서비스에 작은 커뮤니티 기능을 추가했다. 난 기획부터 참여해 UXUI디자인을 진행했고, 기능 추가 후 활성화를 위해서 현재 운영과 관리까지 도맡고 있다. 주로 데이터로 사용자를 파악하다가 커뮤니티 내에서 직접 소통을 하려니 긴장했는데, 대표님이 도움이 될지 모른다며 이 책을 추천해 주셨다.


개인적으로 인스타그램을 2년 넘게 운영하고 있던터라 바로 공감되는 이야기가 많았고, 새로 얻은 인사이트도 분명 있었다. 그 과정에서 크게 깨달은 두 가지를 이번 글에서 나눠볼까 한다.





 1  작아서 오히려 좋아


첫번째는 고객과 소심하게 소통하려 했던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이다.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내 채널에서 '팔로워분들'과 '나' 사이의 관계는 비교적 간단하고 가볍다. 반면, '브랜드'는 비용을 지불한 '고객'과의 복잡하고 방대한 관계이기에 조심스러웠다.


'너무 가까이 소통하면 오피셜해 보이지 않지 않을까', '덜 말하는 게 구설수에 오를 일도 없지 않을까?', '오히려 지나치면 노이즈처럼 느껴지지 않을까?' 처음엔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곤 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선 마음을 고쳐 먹었다.


예술가, CEO, 기업가, 관리자, 정치인, 교사, 부모, 배우자, 친구 등이 팬덤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 잠깐이라도 4미터 미만의 관계를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 79p
온정적인 사업 운영과 투명성은 조쉬에게 분명 훌륭한 사업적 토대가 되었다. 하지만 그의 성공에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수천명의 고객과 맺어온 직접적인 관계다.

- 91p
당신이 어떤 고객과 소통하는 것을 보면 다른 고객들 또한 당신과 소통하는 것처럼 느낀다.

- 94p


솔직히 브랜드 구성원이 아닌 고객으로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브랜드든, 인플루언서든, 바로 옆에 앉아있는 동료든, 내가 소통하고 싶은 누구든. 거리감이 느껴진다면 진심이 오가기 어렵고 결국 호감도가 높아지긴 쉽지 않을테다.


우리 브랜드는 규모가 작다. 아직 모든 구성원들, 심지어 대표까지 고객 한 명 한 명 직접 소통이 가능한 정도다. 마침 지난 달에 읽었던 책 <행복을 파는 브랜드, 오롤리데이> 속 문장이 절묘하게 오버랩되었다.


어떤 마케팅이 작은 브랜드에서만 할 수 있는 마케팅일까? 말장난 같지만 대기업에서 할 수 없는 마케팅이다. 진심을 다하고 계속 그 진심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
그래서 작을 때 할 수 있는 것들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소비자에게 계속 진심을 전하고, 그들과 깊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

- 143p
작은 브랜드는 말 그대로 '작은' 브랜드다. 이 말은 곧 '큰' 브랜드에서 하는 방법을 그대로 따라하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
큰 브랜드는 이미 몸집이 커졌기에 하지 못하거나 하기 힘든 일이 분명 있다. 그중 하나가 팬들과 밀접하게 소통하는 것이다.

- 173p


지금의 우리라서 가능한 일, 오히려 잘할 수 있는 일을 하자 다짐한 뒤, 요즘은 커뮤니티를 이전보다 친밀하게 운영하고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사용자들의 사소한 질문에도 친절하게 답변하고, 서비스에 대한 의견도 내부에 적극적으로 알려 가능하면 수용하려 하고, 소셜미디어에 커뮤니티 활동을 공유해 서비스 밖으로도 알리는 일을 통해서 말이다.




 2  어찌보면 당연하잖아

 

두 번째는 기업이나 개인의 브랜딩 전략이 곧 우리 주변 인간관계에도 도움이 된다는 깨달음이다.


브랜드도 하나의 인격체, 그 브랜드를 구성하는 것도 사람들. 결국 브랜드와 고객도 사람 사이의 관계다. 둘 사이를 끈끈하게 만들어 주는 일은 결국, 일상 속 인간관계를 잘 맺고 유지하는 일과 일맥상통한다. 사실 개인의 범위가 넓어진 게 팬덤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


첫 번째에서 언급한 브랜드와 고객 간 가깝고 진실된 소통도, 이어서 아래에 발췌한 문장들도, 브랜드 관점이 아니라 개인 관점에서 바라봐도 충분히 도움되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하고, 이는 유대감을 형성하게 한다. 그리고 그 유대감은 인간관계를 맺도록 도와준다.

- 70p
사람들이 조직, 사람, 상품, 서비스의 팬이 되는 이유에 대해 전 세계 수백 명의 사람과 이야기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경험'이라는 것을 듣고 또 들었다. 그것이 사람들이 이야기 나누는 것들이고,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것들이며, 또한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 206p


실제 우리 주변에서도 그리 가깝지 않은 사람과 서로의 경험을 주고 받다가 공감하는 지점을 찾으면 급격히 호감이 생기지 않나. 그 사람과는 대화가 통하니 자연스럽게 함께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점점 사이가 돈독해지는 현상과 빗대어 볼 수 있는 문장들이다.


"저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자신이 하는 일에 호기심이 타고난 직원들은 항상 새로운 발상과 가능성을 제안하고 어려움을 겪을 때 회복이 빠릅니다. 자기 일에 모든 것을 쏟아붓기 때문에 그들은 어떤 일이든 계속 추진해나가죠."

- 293p
회사에서 신뢰받고 있고, 의사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회사에 열정을 갖게 된다.

- 295p


인터널 브랜딩에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 물 다 흐린다' 라는 말처럼, 개개인은 회사 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집단에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인용한 속담은 부정적인 의미를 가졌지만, 반대로 개개인이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나 최근 우리 회사가 초창기에 비해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기가 저하된 상태라 크게 와닿은 내용이었다. 나 마저 이런 분위기에 동조하고 잠식 당하기 보단, 나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열정과 애정을 가져야겠다 다짐했다. 다른 동료가 사소한 일에도 성과를 냈다면, 모두가 있는 메신저 채널에 알려 사기를 북돋으며 분위기를 띄우고자 노력하고 있다.


난 그저 지금 동료들과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가능하면 오래, 우리 브랜드를 성장시켜 나가고 싶다. 부디,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며 예전처럼 웃으면서 일할 수 있길!


서로의 열정을 공유하는 것은 가족, 친구, 동료 그리고 고객과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는 힘이 된다.

- 334p

참고

-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 & 레이코 스콧, <팬덤 경제학>

- 박신후, <행복을 파는 브랜드, 오롤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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