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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토요일

꽉 막힌 길

by 덩이

주말 아침이지만 일찍 일어났다. 한 달 전에 예매해둔 어린이 뮤지컬을 보기 가기로 한 날이다. 50km 떨어진 목적지에 가기 위해 여유 있게 두 시간 전에 출발했다.

-일찍 도착하면 미리 표도 받아놓고 둘러보고 있을께.

점점 도로 상황이 심상치 않다. 길이 점점 빨간색이 된다.

-아, 자꾸 도착시간이 늦어지네.

미리 둘러볼 게 뭐 있겠어. 공연 보러 가는 건데

11시 공연인데 도착 시간이 결국은 10시 50분이 되었다. 동생네도 임박해서 도착할 거 같단다.

오늘 길이 어마어마하게 막힌다.

스트레스가 자꾸 올라온다. 끼어드는 다른 차들이 꼴 보기 싫고.

그래도 꾸역꾸역 잘 가고 있다. 4.9km 남았을 때 분홍색 차선을 따라가란 내비게이션의 음성을 듣고 뻥 뚫린 분홍 차선을 따라 달렸다.

갑자기 남은 거리가 10km로 늘어난다.

아차. 잘못 들어섰구나


결국은 공연 시간에 30분을 늦었다. 주차장이 꽉 차서 자리를 찾느라 좀 더 지체가 되었다.

다행히 공연장에서는 늦은 관객들을 위해 기꺼이 자리 안내를 해주었다. 오늘 길이 많이 막혀 관객들이 많이 늦어 공연 시간도 조금 늦게 시작했단다.

하늘을 제대로 볼 수 없는 답답한 방충망

공연은 참 재미있었다.

아이도 조카들도 나도 동생도 손뼉 치며 즐겁게 보았다.


그리고 오늘은 꽉 막힌 길 위에서 나의 인내심을 시험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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