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칼랫 May 29. 2021

섬유근육통,
아프더라도 운동하셔도 괜찮아요!

근육통이 없다면 근육은 성장할 수 없습니다

※ 아래는 모두 제 개인적 의견이며, 이 글을 검수해준 의학전문가는 없습니다. 맹신금지.


그저께 브런치에 간만에 자가면역질환(섬유근육통)관리 관련 글을 썼는데 글이 어디에 게시된 건지 모르겠으나 갑자기 조회수 7천을 돌파하면서 다음 글도 얼른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좋아요는 6밖에 안되는데 제 글을 도대체 어느 분들께서 어디서 보시고 오셔서 읽고계신걸까요? 너무 궁금...ㅠㅠ)


제가 섬근환자였기 때문에 섬근환자에게 초점을 맞춰 작성하려고 했지만, 사실 일상생활을 살아가며 불편한 증상 한두가지 쯤이야 모두들 가지고 있고, 제가 말씀드리는 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이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섬유근육통을 가진 환자가 아니더라도 고관절, 다리, 손가락 통증 등 다양한 물리적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런데 병원에 방문하면, '아프시면 쉬세요, 쓰지 마셔야합니다'라면서 진통제와 소염제를 처방해줍니다. 맞습니다. 쉬면 낫습니다. 섬유근육통 환자도 진통제 먹고 하루종일 누워만 있으면 통증이 덜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방법을...... 권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주 일시적이거든요. 저는 오늘 아프다고 꼭 쉬기만 하셔야하는게 아니라는 주장을 할 겁니다.


우선 병원과 이 글의 필자인 제가 지향하는 방향은 아주 다르다는 사실을 인지하셔야합니다. 인간의 건강한 삶을 지원한다는 점에서는 목표가 같으나, 저 목표의 '건강'에 대한 정의가 다릅니다. 간단히 말해보자면 병원은 '굴러가면 된다'가 목표이고, 저는 '잘 굴러가야한다'를 목표로 두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다리가 부러졌던 사람이 휴식과 치료를 통해 뼈가 붙었습니다. 끝난 것 같지만 여기서 끝이면 안됩니다. 뼈가 붙고 난 다음 예전처럼 달릴 수도 있어야하고 오래 서있을 수도 있어야합니다. 이왕이면 춤도 출 수 있고 자전거도 탈 수 있어야 좋겠죠. 재활치료나 운동치료사가 아닌 의사의 역할은, 뼈를 붙여주는데까지입니다. 근데 정말 거기서 만족하시나요?


섬유근육통 환자분들께 운동을 권하면, '아파서 못합니다. 걷기정도는 할 수 있어요'라고 반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반응하시는 분들이 운동한 후에 차도가 없거나, 더 아파지면 제가 책임을 질 수 없기 때문에 더 권하지 않습니다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느정도 참고 운동을 하더라도 아주 무식하게 몸을 혹사시키며 하지 않는 한 문제가 없습니다. 섬유근육통 환자라면 별다른 검사없이 몇몇 부위를 눌러보고 거기서 통증과 불편함을 느끼면 섬근판정을 받는다는 사실을 아실겁니다. 바꿔말하면, 섬근은 고통스럽지만 엄밀히 말해 현대과학의 입장에서는 직접적으로 내 몸 어딘가의 고장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섬근을 갖고있는 경우, 동반되는 이상신호들이 있긴하지만 말이죠.) 섬유근육통이 악화될 경우 통증이 심해지기야 하겠지만, 이런 악화가 진행될 경우 가려움증이나, 소화기 문제 등 다른 신호들도 함께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 게 아니라면 좀 참고 진득하게 운동을 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스빈다.


아픈 거 참았다가 더 심해지면 어떻게 하냐고요? 앞선 글에서 근육량을 키워야 섬근통증 완화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씀드렸던거 기억하시나요? 근육증강 자체가 기존의 근육을 찢어서 더 성장시키는 원리입니다. 이 과정이 안아프다면 말이 안되는거죠. 운동 후의 근육통은 당연한 것입니다. 역으로 말하면,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운동으로는 근육량을 증가시킬 수 없습니다. 한 가지 더 첨언하자면, 만일 요가를 시작한지 반년 쯤 되었는데, 첫 3-4개월은 할 때마다 근육통에 시달리다가 최근들어서는 개운하기만 하시다면 운동 강도를 높이셔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무겁게 운동하진 않습니다만 밸런스보드위에서 한다리 스쿼트 등으로 강도를 높히는 편입니다. 강도를 높히는데에는 무게증량 뿐 아니라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운동을 하면서 '인내'를 미덕으로 삼으시면 안됩니다. 절대 절대 절대 안됩니다. 헬스장에 가서 무겁게 무게를 걸어놓고 올바르지 않은 자세로 억지로 해내고자 하는 것, 여기에 '나는 이렇게 무거운 무게로 인내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자기위로하는 것, 절대 금지입니다. (요가나 스트레칭에서도 처음부터 과하게 찢으려고 핮 마세요 절대로요.) 삶에서 처음 운동을 시작할 때에는 자신의 몸이 어느정도의 무게나 횟수를 반복하고 나야 근육통이 올지 감조차 오지 않습니다. 어떤 자세가 정확한 자세인지도 알기 어렵고요. 그런 의미에서 퍼스널트레이닝(PT)을 권합니다. PT를 하신다면, 트레이너에게 반드시 본인의 목적이 다이어트가 아님을 강조해주세요. 저는 근육량의 증가를 처음부터 지금까지 강조했죠? 근육량을 증가시키다보면 오히려 체중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이어트와는 목적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명확히 본인부터 인지하고 계셔야합니다. 반드시요. 그리고,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하면서는 트레이너가 가르쳐주는 동작이 어디 근력을 길러주는 운동인지, 자세를 완벽하게 잡으려면 어떤 점을 주의해야하는지, 혼자서 하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상세히 관찰하고 질문하시기 바랍니다. 단순히 갯수세어주고 시간 카운트해주는 걸로 그 비싼 수업을 낭비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ㅠㅠ) 진심으로요!


다만 운동을 하면서 느껴지는 통증은 참지 마세요. 운동을 하면서 느껴지는 '힘듦'은 참되, 통증은 참으시면 안됩니다. 그렇다면 단순 힘듦과 통증의 기준이 무엇인지 의문이실텐데, 이는 '내가 최대의 의지를 발휘할 경우 나의 자세가 무너지는지 아닌지'를 척도로 삼으시면 됩니다. 적당히 힘든 경우, 편히 되지는 않더라도 최대의 의지를 발휘하면 자세가 망가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갖은 애를 쓰는데도 자세가 무너지는 경우에는 곧 통증으로 연결됩니다. 같은 맥락에서, 무게 증량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완벽한 자세를 만들지 못하는 무게는 절대 들지마세요. 남들이 45키로를 드는게 일반적인데 나는 25키로를 들어도 자세가 완벽하게 나오지 않을 경우, 절대 45키로를 들지 마세요. 대신, 완벽한 25키로로 횟수를 더 늘리시면 됩니다. 가벼운 무게로 많은 횟수를 드는 것을 '저중량 고반복'이라고 합니다. :)


(노파심으로 말씀드리자면, 특히 남자분들, 무거운 중량 치는게 멋있어보이니 처음부터 고중량 선호하시는데, 분에 넘치는 무게를 드는 것은 주제넘는 행동이지 멋있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주세요.. 제발.. 처음에는 가벼운 무게를 들더라도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도 계속 운동하러 나오는 분이 멋있는거고,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들게 되니까요... 반면 여자분들, 몸 울퉁불퉁해지면 어쩌지, 라는 걱정하지말고 적은 무게로 고반복 필수입니다. 헬스장에서 중간중간 휴대폰 너무 많이 보면 몸이 식습니다. 체온상승의 이점이 없어요. 운동하는 삶을 시작하는 초기에는, 반년~1년 정도 캐비닛에 휴대폰을 같이 넣어두시기를 권장합니다.)


섬근환자가 아닌 다른 통증을 느끼시는 분들도 병원에서 아프면 그저 쓰지 말라는 처방을 받고 정말 아무것도 안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전직장에서 계속 고관절과 다리가 아프다고 하시는 상사 한 분이 계셔서 운동을 권해드렸는데, '병원에선 신선놀음이나 하래~ 아무것도 하지말래~'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 분은 뼈가 부러진 것도 아니고 인대가 늘어난 것도 아니었습니다. 제가 함께 운동해보거나 움직임을 관찰한 것이 아니라 정확히는 알 수 없었으나, 그 분의 설명에 의하면 '약해서'였습니다. 좀 이상하지 않으신가요? 약하면 휴식을 할 게 아니라 강화를 시켜주면 될 것 같은데 말이죠.

제가 근력운동을 하는 사진은 많지 않지만, 운동 시 반드시 근력운동을 기초로 해줍니다. 헬스장에 안가고 홈트를 자주하는데, 테라밴드 및 자신의 체중을 활용해 운동하는 편이에요.

근골격계의 통증은 뼈의 문제 일 수 있지만 근육과 인대의 문제인 경우도 많습니다. 근육과 인대가 끊어진 것이 아니라면 강화를 시켜줄 수 있습니다. 뼈의 문제인 경우도 근육을 강화시켜주면, 뼈를 감싸는 근육이 탄탄해져 뼈를 더 안정감있게 지탱해줄 수 있기 때문에 근육강화가 답인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여담으로, 두통 또한 목이나 어깨의 근육뭉침으로 인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두통마저도 두뇌의 뼈, 뇌의 문제가 아니라 근육의 문제 일 수 있듯, 다른 부위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운동하면 안되는 분들이 계실 수 있습니다만... 이것도 기초운동이 기반이 된다면 가능합니다. 이를테면 '나는 10분만 걸어도 다리가 아프던 걸? 내 다리는 타고나기가 이런가봐. 아프지 않으려면 운동금지!'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죠? 여기서 생각해봐야할 것은 '왜 10분만 걸어도 다리가 아픈가'입니다. 비정상적으로 허벅지 근육이 약하거나, 약한 다리근력에 비해 체중은 상대적으로 많이 나가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발목이 약하거나, 걸어가는 몸을 지탱해줄 허리근력이 너무 떨어질 수도 있고요. 모든게 다 좋은데 10분만 걸어도 괴로울만큼 체력이 말도 안될 수도 있습니다. 이 원인들을 분석해서, 허벅지 근육이 약하니까 단백질 식단을 하면서 스쿼트를 해줄 수 있고, 상대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이라면 스피닝 등의 하체근력기반 고강도 유산소를 통해 하체근력증강과 체중감량을 함께 노려볼 수 있습니다. 허리가 문제라면 허리를 강화하고, 체력이 문제라면 체력을 강화하는 솔루션을 찾으면 됩니다. 운동을 하면 안되는 것이 아니라, 그 운동을 하기 전 기초훈련을 더 많이 하면 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사실 저 또한 운동을 시작하고 몇년이 지나기까지, 섬근에 의한 통증과 근육통을 구별하지 못했습니다. 섬근으로 고생할 당시에는 주로 어깨와 목이 아팠었습니다. 그런데 대학 입학 후 통증이 좀 줄어든 시점에서 등 운동을 하고 나면 마치 섬근 통증이 돌아오는 것 처럼 아파서 상당히 자주 불안에 떨곤했습니다. 그런데 제 경우에는 이런 때에 2-3일이면 통증이 가라앉았기 때문에 그 뒤로는 '아 근육통이구나~'하고 마음 편하게 넘기는 나름의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정리하자면, 섬근에서 조금 더 편안해지기 위해서는 근육량 증가가 필요한데, 근육이라는 것은 기존의 근육을 파괴해서 성장시키는 것이므로 근육통이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입니다. 고로, 섬근이 있더라도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고 운동으로 인한 근육통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기를 권장드립니다. 운동 하루 해보고 '이러다가 통증으로 죽는거 아닐까?'라고 불안해하지마시고 내 신체의 가능성을 찾아본다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아까 잠깐 피티에 대해서 말씀드렸는데, 저는 트레이너도 아니고 운동관련 직업을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받아보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무엇이든 기본이 탄탄해야 다음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받으라고 권하지도 않습니다. 짧으면 3-4달, 길면 반년정도 배우시고 반드시 본인 것으로 만들어 그 뒤부터는 스스로 해나가셔야합니다. 그렇게 스스로 했는데 언젠가부터 근육통도 느껴지지 않고 새로운 것이 없다 싶을 때에 다시 수업을 받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금액이 너무 비싸다고 느껴지신다면, 그 비용으로 인해 매번 가야할 병원비가 얼마나 줄어들지를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저는 섬근 고치겠다고 거의 외제차 한 대 값은 쓴 거 같은데요(다른 환자분 보다 적게 든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더이상 섬근으로 인해 병원갈 일이 없기 때문에 제 인생에서 도합 약 6개월간의 수업을 받은 것에 대해 후회가 없습니다. (좋은 선생님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이왕이면 다이어트 전문이 아니라 통증/재활 전문 트레이너 찾아가시면 더더욱 좋습니다! 대회수상자나 몸이 아름다운 트레이너 보다, 통증이나 병을 극복해본 선생님도 좋습니다.)

유연성과 근력(힘)을 함께 기를 수 있는 운동인 폴댄스를 3년 정도 했었습니다. 아주 좋은 운동이지만 운동초보자에게 권하지는 않습니다. 추후 제가 했던 운동들도 소개해드릴게요.

요번에는 근력증강에 대해 말씀드렸으니 다음에는 유연성 증강에 대해서 말씀드릴게요.

운동을 하면서 유연성 강화도 매우 중요하지만, 통증이 느껴질 정도로 약한부분들을 강화하려면 근력증강이 필수라 더 먼저 말씀드렸습니다. 또한 유연성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본 근력의 준비가 더 우선이기도 합니다. :) 질문과 코멘트는 늘 환영입니다!


위는 모두 제 개인적 의견이며, 이 글을 검수해준 의학전문가는 없습니다. 맹신금지.

※ 브런치 프로필에 올려둔 제 인스타그램에는 글에 첨부한 사진들의 영상 등이 업로드 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섬유근육통, 어떤 운동을 해야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