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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미숙 Nov 11. 2021

마음도 벌크업이 되나요?

브런치 발행에 들어서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평일에 희망하는 스포츠 참여활동 조사'에 대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농구, 배구, 야구, 테니스, 스쿼시, 볼링, 수영, 요가, 필라테스 등등 18 종목의 여가 스포츠 중

평일 가장 선호하는 스포츠 참여 활동은 헬스/에어로빅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답변의 12.1%로 낮은 숫자 같지만 종목의 다양성 등을 감안할 때 결코 낮지 않은 선호도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마도 헬스는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눈에 걸리는 것은 카페와 교회 그리고 헬스클럽입니다.

이 정도 접근성을 가진 스포츠시설이라면 이용해본 경험이 없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


특히나 멋진 몸을 지향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몸짱드림'을 이루려는 사람들이 많으니

남녀를 떠나 성인이라면 한 번쯤 거쳐가는 곳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잠깐 운동화만 맡겨두든, 한 달 반짝 하든, 요샛말로 헬창이 되든 개인의 선택이지만

한 번도 다녀보지 않았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중에 저도 한 사람이고요.

 

제 운동의 역사는 20살부터입니다.

운동에 흥미가 없던 제가 오직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찾은 헬스장에서는 원하는 만큼 살이 빠지지 않아 재미가 없었죠. (먹는 건 생각 못하고 운동만 하면 빠질 줄 알았던 한심함은 비밀)

그 이후에 시작한 것은 에어로빅이고 에어로빅은 마법과도 같은 운동이었습니다.

평소처럼 먹어도 훅훅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마법은 유효기간이 무척이나 짧더군요. 체력이 생기니 더 이상 빠지지 않고 다시 먹는 대로 살이 찌고 처음처럼 빼기 위해서는 더 많은 운동량을 필요로 했습니다. 당연히 요요와 권태기가 왔죠. 이후에는 수순대로.... 그려지시죠?


그러다 잠시 휴식기를 취하고 다시 에어로빅을 시작한 때는 2015년입니다.

생각해보니 제 운동 이력은 짧지 않지만 또 길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목적은 오로지 되지도 않을 다이어트 때문이었네요.  


각설하고, 제가 앞으로 쓰고자 하는 것은 훈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프로필 사진을 찍기 위한 훈련일지 같은 것은 아닙니다.

(몸매가 좋아질 거란 기대가 조금 있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마음의 잔근육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운동을 매개로 저는 마음의 훈련을 하고자 합니다.


제가 다니는 합정동의 작은 헬스장에 계시는 관장님은 운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운동을 하는 것은 남들이 봤을 때 멋진 몸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운동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의지력을 길러 '이겨내지 못할 일이 없다.'는 생각을 갖기 위해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울증을 10년 넘게 앓고 하지 말아야 할 선택을 하고 극단적인 생각에 시달리는 제게 너무 와닿는 말이었죠.

누군가에게는 진부하고 촌스러운 말같이 느껴졌을지 모르지만, 자신감을 잃고 무기력해진 제게는 그보다 더 멋진 말로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할 수 없을 것입니다.


퇴사를 했고 인생의 짧은 휴식기를 갖는 동안. 저는 조금 강해지려고 합니다.

50킬로를 들고 60킬로를 들어 내 몸을 벌크업 시키고 누구든 덤비지 못하게 하는 그런 강함 말고,

얇은 점막처럼 흐물흐물 약하기만 한 제 마음의 근육들을 단단하게 만들고 크게 만들어

어떤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헬스클럽에 가고 운동을 합니다.

같이 운동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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