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생각을 할 새도 없이 쉴틈없이 수업과 업무와 생기부의 늪에 빠졌다. 거의 죽을지경이면 방학이 돌아왔는데 몇년전까지도 계속 학력캠프에 투입되어 시급 만오천원에 내 41조연수시간을 고스란히 반납했다. 연구하고 준비할 새도 없이 새학기가 찾아오고 젊으니까, 이런거 해봐야 승진한다는 이유로 작은학교로 보직과 수당은 다른 계에서 가져가고 홀로 학폭 업무를 4년정도 했다.
언젠가 이야기할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ㅇㄷ스쿨에 옛날에 올렸던 프로젝트 자료도 싹다 도용당하고, 각종 연구활동과 칼럼 등은 우연히 사업이 종료되거나 또 도용당하거나 했다. 그리고 누군가는 우수교사 인기교사가 되어 살기도 한다.
그러다 깨달았다
누군가에겐 최고의 직장도 맞고
누군가에겐 아니땐 굴뚝에 연기가 나는 곳이라는 걸.
잠시 나갔던 파견생활은 오히려 야근을 해도 몸이 상하진 않았다.
학교로 돌아와보니 정말 객관적으로 좋은 환경이지만
'나에게만은' 물음표를 던지는 환경이다.
그렇다고 교육청을 경험해보니 절차나 합리적이라는게 아예 존재하지 않는곳이라 더더욱 돌아가고 싶지않다.
교사 17년차.
나는 조울증환우가 되었고 허리디스크를 얻었다.
얼마전에도 우리반도 아닌 옆반애가 우리반아이인 자기 절친에게 뛰지마라했다고 교감에게 나를 폭력교사로 신고,
또 애 엄마까지 합세해서 나더러 사과하라고 하고
그걸 듣고서 나에게 만나서 사과할건 하면 어떻겠냐던 교장
그리고 숨이 안쉬어지고 죽을것 같아서 병가를 내겠다니
그러면 선생님들 보결돌려야지 요즘 강사구하기가 힘들다던, 그리고 안했다는 증거를 서면으로 내라는 교감
그 콤보를 얻어맞고 나니 집에가다가 핸들을 틀어버릴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병가 진단 받겠다 하고 집에왔다. 아, 내가 폭력교사가 아니라는 타임라인별 진술서를 쓰고.
병원에 가서 그동안 묵은 눈물을 쏟아내고는 물었다.
저만 그런가요. 저만 나약한가요. 이런멘탈로 다른직업을 가진다해도 더 힘들거라던데 괜찮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