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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 Sep 05. 2024

기쁨이 5배, 고마움은 10배

#자폐아이의 성장

"저녁에 하자, 콜?"


아침 7시 눈을 뜨자마자, 아이가 노래를 불러달라고 한다. 

하루에도 몇 백번 씩 불러대는 "Finger Family"


엄마는 지금 못 부른다고 하니, 아이가 제안이라는 것을 했다.

"저녁에 하자, 콜?"


엄마가 매번 아이를 달래던 말을 고대로 따라하더니

아이가 만족한 웃음을 짓는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엄마도 잠이 깨고,

또 한뼘 자란듯한 아이 모습에 하루 시작이 매우 즐겁다. 



"뻐꾹, 뻐꾹, 봄이 가네"


엄마가 피아노 치면서 읊어주는 계이름을 유심히 듣던 아이가 

점점 계이름을 흥얼 거리더니,

이제는 제법 음에 맞춰 노래를 부른다. 


요새 꽂힌 노래는 "뻐꾸기"

무슨 일을 하다가도 "뻐꾸기"노래 불러줘라고 하면, 

정자세를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꽤나 "잘" 불러준다. 


기특하고 고마운 마음에

기립박수를 쳐주면, 그 모습에 또 함박웃음을 날려주는 고마운 내 아들.


내일은 "개구리" 불러줘


 

"오늘 학교에서 뭐 했어?"


매일 반복되는 질문에 기계처럼 급식실에서 밥 먹었다고 

같은 대답했던 아이었다. 


언제부턴가 같은 질문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더니 제법 정확한 기억을 말을 해주었다. 


"버스, 강하초등학교, 친구들"


그 날은 버스타고 강하초등학교에 가서 구강검진을 하는 날이었다. 


머리를 굴려 단어 하나하나 힘주어 말해주는 아들을 보니,

또 기쁨과 감사함이 몰려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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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 아들을 키우지 않았다면, 몰랐을 감정들.

아이가 자란다는 이렇게 정말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인라인 타는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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