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2
내 삶에 관한 것인 동시에 당신의 삶에 관한 것
‘누구나 그런 일이 일어난다. 누구나 전쟁에서 죽은 친구가 있다. 누구나 결혼을 하면 뭔가를 포기해야만 한다. 셉티머스는 무시무시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점점 더 이상해졌다. 사람들이 침실 벽 뒤에서 말한다고 했다. 또 뭐가 보인다고도 했다. 강가에 서 있을 때는 갑자기 ‘자 우리 이제 죽자’고 말했다. 자살에 대해 이야기하고, 사람들이 얼마나 사악한지 이야기했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때는 멀쩡하다.’
‘미스 킬먼은 층계에 서 있었고, 방수 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에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첫째, 그것은 값이 쌌고, 둘째 그녀는 마흔 살이 넘었으며, 끝으로,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는 가난했다. 수치스러울 만큼 가난했다… …그런데 그녀는(미스 킬먼) 한 번도 행복해 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못생기고 가난했으니까… 타는 듯한 괴로움을 안고서, 미스 킬먼은 2년 3개월 전에 교회로 돌아섰다.’
‘우리는 여전히 살아가겠지. 우리는 늙어 갈 거야. 중요한 한 가지, 그녀의 삶에서는 그 한 가지가 쓸데없는 일들에 둘러싸여 가려지고 흐려져서, 날마다 조금씩 부패와 거짓과 잡담 속에 녹아 사라져 갔다. 바로 그것을 그(셉티머스)는 지킨 것이었다. 죽음은 도전이었다. 죽음은 도달하려는 시도였다. 사람들은 자신이 중심을 비켜가므로 점점 중심에 도달할 수 없다고 느낀다. 가까웠던 것이 멀어지고, 황홀감은 시들고, 혼자 남게 되는 것이다. 그럴 때 죽음이 팔을 벌려 우리를 껴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