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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소양 Apr 04. 2024

나만 알고 싶은 벚꽃 명소

나만의 아지트


따뜻한 남쪽 울산에 살고 있는 저희 지역에는 벌써 벚꽃이 만개했어요. 울산 곳곳에도 벚꽃 명소가 많지만 조금만 가면 부산, 경주 등에 벚꽃 명소도 갈 수 있어 늘 주말이면 도로에는 차가 붐빕니다. 저도 물론 이 시기에 주말은 벚꽃 구경을 하느라 늘 바빴지만 이제는 길가에 핀 벚꽃이면 충분하다며 굳이 찾아다니지 않아요.


어느 봄날 남편과 동네를 산책하던 아주 평범한 빌라 사이에 표지판 하나 없는 작은 공원하나를 발견했어요. 큰 벚꽃나무들이 우거진 벚꽃 명소였죠. 우리만의 아지트를 발견한 듯이 매년 벚꽃이 필 때면 혼자 아침부터 굳이 돌아가는 이 길을 걸어가 사진을 찍고 온답니다.


어르신들만 많은 한적한 동네에 유일한 아파트에 살고 있는 나는 굳이 왜 골목골목을 돌아가야 하는지 몰랐습니다. 남편은 나와 달리 안 가본 길을 가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기에 매번 같은 길만가는 나를 이끌고 이 골목 저 골목을 돌아다니기를 좋아합니다. 아파트 주변으로는 오래된 주택들이 많은 곳이라 아주 좁은 골목길이 많아 처음에는 헷갈렸지만, 이제는 그 골목을 다니면서 피어있는 정원에 피어있는 꽃과 밭에 심어 놓은 대파 등으로 계절을 확인하고 있어요.



이 공원에는 작은 놀이터가 있지만, 아이들은 전혀 이용하지 않는 것 같아요. 유모차를 끌고 나와 정자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참 좋아 보입니다. 하지만 낯선 젊은이가 방문한 것이 신기하신지 눈에 띄게 저를 쳐다보셔서 빠른 걸음으로 공원을 벗어나게 됩니다.


처음 이 동네에 이사를 올 때는 동네의 분위기를 전혀 몰랐고 신축 아파트라서 아파트 내부와 가격을 보고 선택을 했기 때문에 이렇게 동네가 한적할 줄은 전혀 몰랐어요. 밤 8시면 아무도 다니지 않는 동네라니 말 다했죠. 정말 할 것이라고는 없는 이 동네의 아침은 부지런하고 아파트에서 5분 거리에는 작은 시장이 있어 장날이면 다들 어디에서 이렇게 나왔는지 모를 만큼 붐빕니다. 불편한 것 투성이지만, 5년이 넘게 살다 보니 이제는 이 한적한 동네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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