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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우주엘리베이터의  미래

우주엘리베이터가 건설된 2190년.

인류가 고대하던 새로운 우주여행 방식이 시작되었다. 처음 아이디어를 낸 후 200년이 지났다. 그동안 인류는 갈등을 잘 이겨내고 국제적인 거대 건설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드디어 이곳에 멋진 우주엘리베이터를 건설했다. 

미래의 우주엘리베이터는 어떻게 작동하고 어떤 일이 일어날까? 미래의 우주엘리베이터를 경험해볼까?


우주엘리베이터 지구 기지와 각종 부대시설


최초로 건설된 이 우주엘리베이터는 호주의 서쪽 해안에 인접해 있다. 적도와 가까운 데다 계절풍과 같은 기상현상의 변화가 적고 항공기의 통행량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지구 기지는 해상에 놓인 터미널과 육지의 지원 시설로 되어있다. 이 둘은 해저 터널로 연결되어 있고 자동차와 자기부상열차(maglev)가 통과한다. 지원 시설 인근에는 국제공항이 새로 만들어져 일반 관광객들이 지원시설을 방문할 수 있다.

지원 시설에는 운영 회사의 본부가 있다. 직원들의 숙소는 한 블록 떨어져 있으며 연구시설도 바로 옆에 지어져 우주엘리베이터의 유지 보수와 연구를 담당한다. 해안 쪽으로 뻗은 건물에는 방문자센터가 있는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멋진 과학관과 쇼핑센터, 우주여행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 등이 입점해있다. 이 건물 뒤편에는 관광객들이 머무를 수 있는 호텔이 있다. 




4.1 우주엘리베이터 과학관

     

클라이머 모형

     

과학관의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반기는 것은 거대한 우주엘리베이터의 클라이머 모형이다. 실제 크기를 잘라 놓았는데 원래 크기는 거의 항공기만 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항공기는 옆으로 길지만 클라이머는 항공기의 날개를 자르고 핫도그처럼 위로 세워놓고 꼬챙이를 꽂아 놓은 것이 다를 뿐이다. 일부 공간은 직접 들어가서 자리에도 앉아 보고 몇 가지 장비를 조작할 수 있다. 이를테면 내부 이동 엘리베이터를 타고 퍼스트 클래스로 가거나 조망 카페를 구경하는 식이다.

클라이머는 현재 바퀴가 달린 레일 방식으로 되어 있는데 자기부상열차 처럼 접촉하지 않고 오를 수 있는 방식이 연구되고 있다. 이코노미 클래스의 공간은 의자도 협소하고 일어서서 돌아다닐 수 있는 복도가 좁다. 외부의 창문이 없이 디스플레이가 창밖의 풍경을 촬영해서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길게는 며칠을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의자를 눕혀서 잠을 잘 순 있으나 그리 편해 보이진 않는다. 비즈니스 클래스로 올라가면 의자 하나마다 낮은 높이의 칸막이가 있고 의자가 완전히 눕혀져 침대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칸막이 안에는 작은 디스플레이가 있다. 벽면은 여전히 창이 없지만 공간은 한결 널찍하다. 바로 위층은 조망 카페인데 이곳은 거대한 유리창문이 나있어 밖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멀어지는 지구를 보면서 차를 한잔 마시고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다만 가격이 상상을 초월한다. 음료 가격은 지상의 카페 가격에 0을 하나 더 붙여야 하며 제대로 된 요리는 없고 즉석식품 위주의 우주식이 대부분이다. 가장 위층은 VIP를 위한 공간이다. 위로 나 있는 멋진 큰 창이 있어 밖의 전망을 원 없이 볼 수 있다. 두 층을 통째로 사용하며 거실과 침실이 분리되어 있다. 놀라운 점은 화장실에 샤워실이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물을 사용하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우주엘리베이터 모형

     

로비의 한 켠에는 우주엘리베이터 전체 축소 모형이 홀로그램으로 전시되고 있다. 지구로부터 시작해 지오스테이션과 펜트하우스까지 이어지는 기다란 모형은 1층 로비 바닥부터 시작해서 4층 꼭대기까지 이어진다. 1층에 놓인 지구가 농구공만 한데 그 끝은 4층 꼭대기에 다다른다. 10만 km를 오르는 것은 정말이지 엄청나게 먼 거리라는 것이 실감이 된다.

손을 해당되는 부분에 가져가면 부착한 태그에 따라 해당 언어로 된 음성 설명이 들리기도 한다. 지오스테이션을 확대하면 우주 호텔, 연구시설, 무중력 공장 등이 보이고 그곳에서 하는 일들을 영상으로 설명해준다. 현재 클라이머가 어디에 있는지도 볼 수 있다. 지금 클라이머는 4기가 운영되고 있는데 2기는 화물용이고 2기는 여객용이다. 현재 두 기는 지상에 머물며 화물과 승객을 태우고 있고 한 기는 지오스테이션에 거의 다 도달했다. 나머지 한 기는 펜트하우스 스테이션과 지오스테이션 사이에서 내려오고 있다. 그리고 지상에서 80km, 200km 지점에 간이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을 오르락내리락하는 소형 관광용 클라이머가 4기가 보인다. 이 관광용 클라이머의 이름은 스페이스 익스플로러라고 부르는데 진짜 클라이머 보다 더 큰 일을 할 것 만 같다. 스페이스 익스플로러는 클라이머가 지상에 머물거나 지오스테이션에 올라가 있는 동안만 운영되며 하루에 최대 8번 운행한다. 크기는 클라이머보다 약간 작지만 통유리가 커다랗게 보여서 우주를 관람하는데 좋다. 이들 관광 클라이머가 도달하는 간이 전망대에는 위급할 때 대피할 수 있는 탈출 로켓이 부착되어 있다.

우주엘리베이터 과학관


우주엘리베이터 과학기술


과학관의 2층으로 올라가면 우주엘리베이터 케이블로 사용되는 탄소나노튜브의 역사와 처음으로 10km 길이의 탄소나노튜브를 생산한 공장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이 공장의 일화는 과학 교과서에서도 자주 등장한다. 100여 년 전 그래핀을 합성하는 유럽의 한 공장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화학약품의 온도를 제어하는 컨트롤러가 과열되면서 약품의 온도가 임계치를 넘어버렸다. 이로 인해 큰 폭발이 일어나고 말았다. 다행히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대피했으나 자신의 실수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지고 컨트롤러 밸브를 잡고 있던 그 작업자는 그 자리에 남아 그대로 사망하게 된다. 후에 화재를 수습하던 회사는 화학약품이 폭발하고 난 자리에서 대기압의 수백 배에 이르는 압력에 의해 동그랗게 여러 겹으로 길게 말린 튜브 모양의 그래핀을 발견하게 되고 이것을 발전시켜 길고 강한 탄소나노튜브를 만들게 된다. 이 회사가 처음으로 상업용으로 생산한 이 10km짜리 탄소나노튜브의 상품명은 끝까지 책임을 다한 그 작업자의 이름을 따서 ‘메농튜브’라고 이름을 붙였다. 메농튜브는 곧바로 다양한 분야에 쓰였다. 방탄 섬유로 활용되기도 하였으며 전투기의 날개나 송전선으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우주엘리베이터의 케이블을 만드는 핵심기술을 제공하게 된 것이다.

클라이머에게 전기를 공급하는 기술에 대해서도 한편에 설명이 되어있다. 초기에는 클라이머에 레이저를 직접 쏘아주어 이 빛을 이용해 전기를 공급받았으나 높이 올라갈수록 조준을 하기 어렵고 관광객이 지구를 내려다볼 때 눈부심이 심하고 다칠 우려가 있어 클라이머에 직접 배터리 팩을 달고 운행하였다. 이후 지상의 지원 시설과 지오스테이션에 핵융합 발전소를 건설하고 전력 전송용 탄소나노튜브가 개발되면서 전원 걱정 없이 운행하게 되었다. 



건설 초기

     

2층 전시관의 중앙 홀로그램 화면은 우주엘리베이터가 건설되기까지 세계 여러 나라가 회의를 하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다큐멘터리 같은 이야기는 제법 흥미롭다. 영상의 제목은 '드디어 시작된 거대 프로젝트'. 여러 나라들이 이념과 종교 문제로 다투던 지난 21세기 역사의 끝에서 평화를 위한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 낸다. 이후 22세기 초반 몇 가지 국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우주엘리베이터였다. 물론 지금도 일부 이념이 다른 몇 국가는 다른 곳에 비슷한 방식으로 우주엘리베이터를 한창 건설 중이다. 하지만 지난 100여 년 전처럼 이런 거대 건축물들이 심각한 테러의 대상이 되진 않는다. 보안 시스템도 고도화되었을 뿐 아니라 국제적인 분쟁과 갈등이 조정국면에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류의 노력들이 바로 우주엘리베이터라는 거대한 구조물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뭔가 거대한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이전처럼 치고받고 싸우기보다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미워한다는 말로 들린다.

일찍이 100여 년 전부터 호주는 우주엘리베이터의 지원시설과 해상 터미널을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인류의 역사상 가장 거대한 건설 프로젝트가 가져다 줄 막대한 경제효과를 바란 것인데 불행히도 호주의 기대보다는 그 효과가 적었다. 땅에서부터 올라가는 건축이 아닌 하늘에서 내려오는 방식으로 진행되다 보니 초기에는 미국 등에서 로켓으로 건축 자재를 실어 나르는 통에 호주는 아무 일 없이 멀뚱멀뚱 하늘만 쳐다보고 있어야 했다. 착공 후 5년 만에 처음으로 정지궤도에서 떨어뜨린 케이블이 하늘에 보일 때까지 호주는 해상 터미널을 짓고 대기 중이었다. 하늘에서 케이블이 내려오는 이 드라마 같은 장면은 박물관의 2층 중앙에 별도로 마련된 영상실에서 볼 수 있다. 박물관 입장 티켓을 구입할 때 별도로 영상 티켓을 구입해야 한다.  

'역사적인 케이블 하강'이라고 적힌 영상실에 들어가서 VR캡을 쓰고 앉으면 곧바로 영상이 재생된다. 50년 전 호주 서부 해안의 우주엘리베이터 임시 관제실. 레이더를 지켜보고 있던 관제팀장이 망원경 탐지팀을 호출해 해당 좌표의 실제 영상을 관제실의 화면에 비추도록 한다. 마침 날이 흐리고 강하게 바람이 불어 케이블의 끝 부분 좌표는 끊임없이 요동치고 있다. 순간 빨간색 불빛이 구름 속에서 희미하게 흔들린다. 그리고는 구름 아래로 내려와 밝게 빛난다. 불빛의 주파수를 확인한 관제팀장이 '케이블 끝'이라고 외치자 관제실 직원 모두가 환호성을 지른다. 드디어 5년 동안 하루에 20km씩 내려뜨린 36,000km의 케이블이 지상에 닿은 것이다. 하지만 환호성이 가시기도 전에 관제실에 날카로운 경보음이 울린다. 바람으로 인한 흔들림으로 줄의 장력이 급격히 증가한 것이다. 10분 뒤 케이블은 그만 끊어지고 만다. 실패를 맛 본 후 두 번째 케이블은 2년 만에 지상에 도달했고 해상터미널에서 출발한 세대의 드론이 케이블 끝을 잡고 장력을 조절하며 성공적으로 해상 터미널의 앵커와 연결한다. 관제팀의 환호성이 들리고 불가능을 극복한 인류의 거대 프로젝트의 성공에 각국의 축하 인사로 영상의 끝을 맺는다.

역사적인 케이블 하강


건설 과정

     

영상실에서 나오면 50년의 건설 과정을 10년 단위로 설명한 거대한 화면이 보인다. 첫 케이블을 싣고 정지궤도로 발사되는 로켓. 미국 플로리다 우주 발사대에서는 이 행사에 세계 각국의 지도자를 초대해 성대한 기공식을 열었다. 호주 언론들은 우주엘리베이터와 상관없는 곳에서 행사를 열었다며 '초고층 빌딩 기공식을 아마존에서 하는 셈'이라며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후 호주는 적극적으로 우주엘리베이터의 지구 기지가 호주임을 강조하는 영상을 만들어서 세계인들에게 홍보한다. 첫 케이블이 호주의 해상 터미널에 연결된 후 신이 난 호주 총리는 지구 기지를 방문해 지오스테이션의 초기 모형을 만지작 거리며 설계 담당 공학자에게 모듈이 호주로 추락할 가능성에 대해 질문한다. 공학자는 총리에게 "아마도 당신 지지율이 먼저 떨어질 것"이라면서 당시 잇단 구설수에 올라 지지율이 급락한 그에게 멋지게 받아친 장면은 유명한 일화다. 정지 궤도에서 모듈이 분리되었다고 할지라도 같은 속도로 공전하다가 속도가 떨어지면서 서서히 낙하하기 때문에 그대로 바로 아래에 있는 땅으로 떨어지진 않는다. 실제로 공사 중에 지지대와 일부 건축 자재들이 궤도에서 이탈한 사고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대기층에서 마찰로 불타 없어지거나 멀리 아프리카 등에 떨어졌고 단 한건도 호주로 떨어지지 않았다. 

10년 차에는 해상 터미널의 무인 클라이머가 오르락 내리락 거리면서 케이블을 보강하고, 지오스테이션의 초기 모형이 건설 중이다. 케이블 보강을 마치면 화물을 올리는 대형 클라이머가 운행하게 된다. 그 역사적 출발 장면은 전 세계에 생중계되었고 우주엘리베이터 건설회사와 호주 정부는 거대한 행사를 열었다. 하지만 카운트 다운 직후 화려한 불꽃과 굉음, 거대한 연기를 방출하며 올라가는 로켓의 발사에 비해 우주엘리베이터의 출발은 볼거리가 많이 부족해 흥행에는 실패하고 만다. 영국의 한 언론은 '빅벤 엘리베이터보다 더 조용했다'며 위로했으나 역사적인 운행치 고는 시시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쯤에서 과학자들의 참여도 늘어났다. 플라스마 물리학으로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 물리학자 스워든은 200km 높이에 10세제곱미터(약 1평의 입체공간)의 빈 방을 하나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며 이곳 전리층에 자신을 위한 연구시설을 만들겠다고 했으나 시공사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공사 중에 임시 대피소를 빌려 실험을 수행했는데 연구용 클라이머를 타고 내려오다가 배터리팩이 전리층의 이온과 반응을 일으켜 폭발해 제자 3명과 함께 사망하게 된다. 이 사고를 계기로 일반인들의 탑승은 금지된다.

우주엘리베이터 건설이 본격화되는 20년 차에는 세계적으로 우주엘리베이터의 미래에 대한 기대로 다양한 기업이 등장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크루즈 건조사인 한국의 STX가 클라이머 1기를 완공 후 10년간 임대해 우주 관광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으며, 글로벌 기업들이 관광용 클라이머인 스페이스 익스플로러 외벽에 디스플레이를 붙여 새로운 태블릿 PC 광고를 하기도 했다. 로켓을 이용해 우주여행 상품을 판매하던 기존의 미국 회사들은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탑승 공간을 늘리고 체험 고도를 높이는 등의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이름의 일본 스타트업 벤처업체는 우주엘리베이터에서 추락해 자살하는 상품을 내놓아 세간에 화재가 되기도 했다.

30년 차 이후는 우주엘리베이터의 기본 구조가 완성되고 지오스테이션의 추가 모듈 건설, 펜트하우스 스테이션의 보강작업과 거대 태양광 발전소가 건설되었다. 한편으로는 우주엘리베이터를 둘러싼 사회적 과제도 논의되었다. 지상의 법률을 우주엘리베이터에 적용할 때 생기는 분쟁 상황에 대비하여 국제 우주법을 손보는 과정도 진행되었다. 국제 우주법에 따르면 우주엘리베이터 구조물은 호주 해안에 지어지지만 유엔 해양법 조항에 예외사항으로 특정 국가의 주권이 적용되지 않으며, 건설 예산을 지원한 국가에서 파견한 운영팀이 별도로 구성되어 법인을 만들어 운영된다. 정지궤도의 할당은 협의회를 구성하여 조정하며 국제 전기통신연합에서 주파수와 위치를 지정하는 오래된 규칙을 그대로 따르도록 합의되었다.   

40년 차 중반 첫 개통을 몇 년 앞두고 첫 민간인이 지오스테이션까지 탑승하는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주로 운영 국가의 과학 전문 기자와 정부 관계자들이 탑승하였는데 각국의 탑승 후기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건설 초기 각국이 투자를 하며 예상한 손익분기점이 너무 오래 걸린다며 불평을 쏟아내던 기자들은 이제 이 거대한 구조물의 이용 분야를 홍보하기에 열을 올리게 되었다. 그중 하나가 화면에 보여지는데 대충 이런 내용이다. 캐나다의 한 기자는 우주엘리베이터 탑승전 이런 제목의 기사를 썼다. '돈 먹는 애물단지가 될까? 재크의 콩나무가 될까?' 이 기자는 탑승 행사에 다녀온 후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오줌을 세 번이나 지렸다, 진짜 엘리베이터 처럼 조용히 출발할 때 한 번, 동그란 지구를 처음 보았을 때 두 번, 마지막으로 옆에 있던 과학기술부 장관이 고도 1만 킬로미터에서 셀카 찍고 자신이 건설한 것처럼 자랑하는 것을 보았을 때."라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 영상은 50여 년간 우주엘리베이터 건설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200여 명의 이름이 새겨진 지오스테이션의 금속판 벽면을 비춘다.



사고


인류가 만든 최대의 구조물이라는 찬사의 이면에는 건설 과정에서 희생된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아쉽게도 박물관에는 그들을 위한 별도의 설명은 없다. 건설 과정을 보여주는 홀에서 벗어나 2층 중앙 광장에 몇 개의 홀로그램 전신상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우주엘리베이터 건설의 영웅들이다. 최초 설계자, 케이블 개발자 등이 소개된다. 이들 중 마지막 인물은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엔지니어 컬킨이다. 각각의 인물 앞에서 버튼을 누르면 홀로그램이 사라지고 각 인물들의 소개와 역할, 업적 등이 영상으로 소개된다. 컬긴의 소개 버튼을 누르면 미국에서 태어나 나사에서 연구 생활은 한 컬킨의 일화와 불의의 사고가 소개된다. 

어렸을 때부터 수학과 물리학을 좋아했던 그녀는 로켓의 열차폐 관련 연구를 하였고 우주엘리베이터가 건설될 때 클라이머와 케이블에서 발생하는 열을 방출시키기 위한 전도체 연구를 했다. 그녀는 연구자이면서도 현장에서 엔지니어와 함께 차폐체를 설치하고 전도율을 측정하는 일을 하며 우주에 3년 정도 머물렀다. 사고 당일 컬킨은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펜트하우스 케이블에 온도 센서를 점검하고 있었는데 옆 라인의 클라이머가 지나갈 때는 구조물에 로프를 걸고 잠시 케이블에서 10m 정도 떨어져 있어야 했다. 그런데 이 클라이머는 펜트하우스의 건축 자재 중 탄소 H빔을 운반하던 것으로 카고(짐칸)의 옆면으로 빔이 일부 돌출되어 나와 있는 상태였다. 안전을 고려해 클라이머의 속력은 아주 느렸지만 불행히도 H빔에 컬킨의 로프가 걸려 버렸고 잠시 몸이 당겨진 컬킨은 로프가 끊어지면서 우주 공간으로 튕겨져 버렸다.

사고 직후 당황한 컬킨은 구조 요청을 했고 같이 작업하던 작업자 역시 컬킨을 구하기 위해 임시 로프와 산소 튜브를 던져 연결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구조 로켓은 거의 5만 km 아래 지오스테이션에 있고 이곳까지 도달하는데 며칠이 걸릴지 몰랐다. 컬킨의 우주복에는 산소가 고작 1시간 분량만 있었다. 이탈 후 30분간 본부는 구조 방법에 대해 분주하게 논의하고 지상의 전문가에게도 도움을 구하였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다. 대부분 공정들이 자동화되어 있었고 컬킨과 같은 소수의 엔지니어와 연구자들만 선외 작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곳에는 따로 안전시설을 갖추지 않고 있었다. 이미 이 상황을 파악한 컬킨은 담담하게 낮은 목소리로 부모님과 동료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10분 후 스스로 산소 공급 차단 버튼을 눌러 서른 남짓의 생을 마감했다. 

  사고 직후 회사는 공식 사과했으나 분노한 미국 시민들을 대신해 미국 대통령은 재발 방지 대책을 강하게 요구했다. 일주일 후 본부는 레일 구간 전반에 대한 안전 대책을 새로 세웠다. 회사는 컬킨의 시신이 궤도 운동을 하다 2개월 후 지오스테이션 근처의 근일점에 접근한다며 유족에게 알렸고 정확히 2개월 후 지오스테이션의 M7모듈이 10km 정도를 무인 운항해 로봇 팔로 시신을 수습해 유족에게 인계했다. 컬킨의 이름은 크리스타였다. 200여 년 전 우주 왕복선 첼린저호 로켓 폭발 사고로 목숨을 잃은 크리스타 맥컬리프와 같은 이름이었다. 그의 시신은 지상으로 운구되어 고향인 미시간주 랜싱에 묻혔다.    

크리스타 맥컬리프의 사고


운영제어시스템

     

과학관에서는 거의 매 층마다 다른 형태로 우주엘리베이터의 모형을 보여주고 있다. 3층으로 올라가면 특이하게 가로로 길게 누운 홀로그램 모형이 있는데 기다란 모니터와 같이 전시되어 있다. 우주엘리베이터 상황실을 축소시켜 놓은 모니터에는 각 클라이머의 탑승인원과 화물의 무게, 운행 속력과 예정 도착 시간 등이 빼곡히 적혀있다. 이곳은 우주엘리베이터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대기권 부근의 태풍이나 기상이변으로 인해 운행이 힘들 경우 운행 중인 클라이머로 정보가 송신되고 이를 프로세싱해서 AI가 자동으로 운항 여부를 결정한다. 모형 홀로그램을 보면 약 100km마다 노란색의 불빛 옆에 숫자가 변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이것은 케이블에 설치된 장력 센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케이블에 작용하는 힘의 상태를 10초마다 한 번씩 전송해 데이터센터에 보낸다. 지난 20년간 회사는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정 상황에서 케이블의 진동에 대한 정보를 얻어 분석하고 있다.

케이블 진동에 대한 중요성은 건설 초기 한 사건을 겪으면서부터 고려되기 시작되었다. 한창 케이블 보강 작업 중이던 건설 10년 차에 인도네시아 롬복섬 남쪽 400km 근방에서 진도 7.5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곧바로 해상 터미널에 쓰나미 경보가 울렸고 약 2시간 후 파고 10m 정도 되는 쓰나미가 밀려왔지만 파도를 막을 수 있는 방파제 덕에 해상터미널은 큰 피해를 입진 않았다. 하지만 바다에 떠 있던 해상 터미널이 위아래로 2m 정도 움직였는데 이로 인한 진동이 케이블을 타고 10시간 후 공사 중이던 지오스테이션을 흔들었고 펜트하우스로 올라가던 클라이머가 장력 신호를 감지해 멈추게 만들었다. 놀라운 것은 이 파동이 펜트하우스 끝에서 반사되어 26시간 후 다시 해상 터미널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물론 중간에 진동을 감쇄시킬 질량체들이 있었기 때문에 진폭은 크지 않았지만 혹시라도 진동이 겹쳐 공명이 되었다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후로 케이블의 진동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기 시작하였으며 클라이머의 운행으로 만들어진 진동이 케이블 전체에 어떻게 전달되는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홀로그램 모형에는 지상과 지오스테이션에서 공급하는 전력도 표시되어 있다. 건설 초기 클라이머는 지상에서 레이저를 비춰 이것을 전기로 전환해 전달 받았으나 이제 가볍고 강한 탄소나노튜브 송전선이 개발되면서 지상에서 핵융합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되었다. 이 송전선은 우주엘리베이터 지지용 케이블의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 대기권에서 부식과 여러 하전 입자와의 상호작용을 막을 수 있다. 탄소나노튜브 송전선은 저항이 거의 없어서 효율은 높지만 거의 10만 km에 달하는 송전선의 관리는 또 다른 일거리가 되었다. 시범운영 기간 내내 알 수 없는 정전이 이어졌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오스테이션에 핵융합 발전소를 추가로 건설하는 계획이 추진되었지만 발전소 건설을 위한 화물을 옮기는데 한계가 있어 발전 용량이 턱없이 모자랐다. 전력 공급 문제는 지오스테이션 주변으로 거대 태양광 발전 패널이 설치되면서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다고 한다. 아직도 패널은 계속 설치 중이며 패널의 효율이 높아지면서 남아도는 전력을 지상에 공급하는 문제도 서서히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이 모든 전력 제어도 AI에 의해 자동으로 제어된다. 전력 공급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는 예측 불가능한 경우의 수를 모두 프로그래밍할 수 없었던 전력 자동화 솔루션 공급 업체가 건설 초기부터 데이터를 축적해 지금은 거의 실시간으로 전력 공급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

케이블은 시간이 지나면서 산화된다. 기체 산소나 수증기에 포함된 산소와 반응하기 때문에 지상에서 100km 까지가 주요한 점검 구간이 된다. 이 구간은 관광용 클라이머가 운행하는 구간이기 때문에 운행 중 케이블에 미세한 전류를 흘려 그 변화를 감지해 케이블의 상태를 점검한다. 케이블의 손상된 부분은 재생 작업을 한다. 일반 케이블과 달리 탄소나노튜브는 잘라내 이어 붙일 경우 강도가 약해지기 때문에 그 자리에 새로운 케이블을 붙여 보강한 후 접합시키는 방식으로 수리한다. 이 과정은 작은 모니터를 통해 애니메이션으로 보이는데 보기에는 굉장히 쉬워 보이지만 이 과정이 꼬박 며칠씩 걸린다고 하는 걸 보니 꽤 힘든 작업임을 알 수 있다. 케이블 뿐만 아니라 클라이머의 모터와 같은 구동 시스템, 제동시스템, 통신 시스템 등 운행 내내 점검하고 손봐야 할 문제들이 많아 이를 담당하는 인원만 수백 명이 된다고 하니 AI와 로봇으로만 작동되는 지상의 다른 운송 기관과는 확연히 다르다. 



체험존


3층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은 체험존이다. 3층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체험존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우주엘리베이터의 과학원리를 체험하는 '과학 체험'과 역할 체험인 '우주엘리베이터를 작동시켜라'이다. 과학체험 공간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탄소나노튜브의 강도 실험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아주 가는 실 아래에 벽돌 100장을 매달고 있는 이 장면은 멀리서 보면 벽돌이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옆에는 실제 우주엘리베이터에 사용된 케이블의 실물이 전시되어 있는데 손바닥만 한 넓이의 얇은 리본처럼 보인다. 옆 공간에 별도로 마련된 유리 부스 안에는 아이들 여럿이서 망치를 들고 유리창을 깨부수려고 애쓰는 모습이 보인다. 안을 들여다보니 얇은 유리판인데 탄성이 있어서 절대 깨지지 않는다는 설명이 있다. 이 유리창은 쉽게 구부러지고 속에 디스플레이 모듈을 넣을 수 있어서 클라이머의 창문에 쓰인다고 한다. 지오스테이션의 모듈에 쓰이는 방열판과 단열패널도 전시되어 있다. 단열패널 위에 초콜릿을 놓고 가열하고 있는 실험도 보인다. 아래에는 타이머가 돌아가고 있는데 가열한 지 20시간이 지났는데도 초콜릿은 녹지 않고 그대로다. 어른들은 확실히 이런 장면에 신기해하는데 아이들은 유리를 깨다가 지쳤는지 어디론가 우루루 몰려가고 있다. 아이들이 달려가는 곳을 보니 탄소나노튜브로 만든 다리가 있다고 쓰여있는 방향이다. 아이들의 뒤꽁무니를 따라 가보니 정말 엉성한 다리가 꽤 높은 곳에 매달려 있다. 다리는 나무로 된 발판과 손잡이를 탄소나노튜브 만으로 앙상하게 연결해 놓았는데 역시 멀리서 보면 공중에 나무 발판만 피아노 건반처럼 떠 있는 듯이 보인다. 게다가 다리가 끊어진다면 1층 중앙 로비로 그대로 떨어져야 한다. 벽돌 100장을 견디는 장면을 보고 왔다는 사실이 절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허술하고 높은 다리이다. 순간 뒤에 있던 꼬마가 겁도 없이 다리를 내달리더니 금방 다리를 건너버렸다. 뒤이어 체중이 100kg 이상 나갈 듯 한 아랍인 두 명도 한참이나 머뭇머뭇 거리면서 흔들 다리를 힘겹게 건넜다. 이 다리에 사람이 몰려 있는 이유는 아직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은 사람들로 인해 일종의 교통체증이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다리 건너편에는 역할 체험 공간이 보인다. 그곳으로 가려면 이 다리를 건너야 한다. 마치 탄소나노튜브를 믿고 건너야 우주엘리베이터를 조종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박물관 동선 설계자에게 경의를 표하며 멀리 3층을 반 바퀴 돌아 다리를 건너지 않고 맞은편 전시 공간에 도착했다. 들어가자마자 아이들이 저마다 유리 부스 안에서 VR캡을 쓰고 뭔가를 조종하고 있다. 다들 신이 나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이리저리 손으로 유리를 만지며 감탄한다. 반대편에는 어른들도 상대적으로 점잖게 비슷한 행동을 하고 있다. 

이곳을 지나면 홀로그램으로 우주 공간을 재현해 놓은 커다란 홀이 나온다. 클라이머가 지오스테이션에 정차했다가 펜트하우스로 출발하는 장면이 3D 홀로그램으로 나오고 그 안에 탑승객의 모습이 보인다. 무중력 상태의 탑승객이 선외 체험을 하고 자유낙하 액티비티를 즐기는 것을 바로 옆에서 보면서 우주엘리베이터를 타고 싶다는 욕망이 들게 만든다. 갑자기 홀로그램이 멀리 있는 화성을 비추고 그곳에서 출발한 탐사선이 우주엘리베이터의 펜트하우스 터미널에 도착하고 이곳에서 우주엘리베이터로 갈아타는 모습도 보인다. 손으로 몇 가지 동작을 취하면 거대한 홀로그램을 조종할 수 있다. 팔을 넓게 벌리면 홀로그램이 확대되며 홀 공간이 클라이머처럼 변한다. 순식간에 과학관 홀의 관람객이 클라이머 안에 있다. 안내에 따라 손을 위로 들고 한 바퀴 돌리면 클라이머의 문이 열리면서 우주로 나간다. 옆 사람은 우주복을 입고 우주를 배경으로 허우적거리고 있다. 클라이머의 바깥 창문으로 안에 있는 홀로그램 관광객이 보이고 바로 옆에 홀로그램 가이드가 손을 나란하게 앞으로 올리라고 시늉한다. 두 손을 앞으로 올리면 드디어 우주 유영이 시작된다. 클라이머를 한 바퀴 돌고 엘리베이터 구조물에서 멀리 떨어져서 날아간다. 아래를 보니 동전만 하게 보이는 지구에서부터 연결된 케이블과 펜트하우스 구조물을 볼 수 있다. 내가 존재하는 공간의 모든 방향으로 현실보다 더 진짜 같은 별들이 빼곡히 박혀있고 거리 감각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득히 먼 별들이 찬란하게 나에게 빛을 보내온다. 고개를 들어 익히 알고 있는 몇 가지 별자리들을 보고 깊고 그윽한 빛을 내는 안드로메다 은하를 지긋이 올려 보면서 왜 인류가 그토록 우주로 나가고 싶어 했는지 스스로를 이해하게 되었다. 가이드는 시간이 되었다면서 다시 클라이머로 돌아가자고 한다. 홀로그램이 꺼지면 홀에 있는 모든 사람이 '원더풀'을 외치면서 박수를 치고 매우 만족해한다. 뒤돌아 보니 아시아에서 온 노 부부가 한껏 상기된 표정이다. 그 둘의 눈가에는 경외로움이 가득한 눈물이 고였다.

체험존의 홀로그램 비행


전망대


홀로그램을 체험하고 나오면 현실의 유리창 밖으로 황량한 사막이 보인다. 황홀했던 가상 우주의 환경과 대조된 현실의 지구 모습에 사람들은 적잖이 실망하는 모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전망대로 오르는 스페이스 익스플로러 모양의 엘리베이터를 보고 환상을 이어간다. 건물 안에 있던 엘리베이터는 순간 건물을 벗어나 유리로 된 튜브 모양의 통로를 따라 꽤 높이 올라간다. 창밖으로는 서호주의 끝없는 사막과 인도양이 보인다.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리면 널찍한 공간에 모든 방향이 유리로 되어있는 멋진 전망대가 나온다. 발아래로 보이는 호텔의 크기를 보니 전망대는 대략 30층 정도 되어 보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호주 서쪽 해안은 이곳 방문자센터와 공항 콤플렉스를 제외하고는 전부 사막이다. 전망대에서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은 바로 실제 우주엘리베이터 해상 터미널이 있는 방향이다. 해안에서 11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작은 동전의 옆면처럼 보인다. 하늘 높이 연결되어 아득히 멀어지는 케이블이 보일 것으로 기대했는데 해상 터미널도 힘겹게 보이는 전망대다. 이곳에 올라 한 바퀴를 돌면 여느 전망대에나 있는 방향과 거리 표시가 있다. 미국의 뉴욕은 이쪽 방향으로 18,900km에 있다는 식의 고전적인 표시다. 한 바퀴를 돌면 작은 기념품 가게와 카페가 있다. 기념품은 박물관의 작은 모형과 클라이머 모형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기념품은 탄소나노튜브를 낛시줄처럼 말아놓은 것인데 머리카락보다도 얇아서 뭐 이걸 어디에 쓰나 싶다. 눈에 잘 보여야 묶고 매달고 할 텐데 쓰임이 애매하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는 2층에만 정차한다. 2층으로 내려오면 박물관으로 다시 들어가는 1층 계단과 2층의 쇼핑몰로 이어지는 통로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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