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rcos Dec 17. 2021

< 모네, 일상을 기적으로 > 북리뷰


# 평범했던 화가가 위대한 거장으로 남기까지의 여정을 그려낸 책이다. 


모네는 인상파를 대표하는 화가이다. 과거를 답습하던 전통적인 화풍에서 벗어나, 빛과 온도 변화에 따른 사물의 순간적인 인상을 강조하였다. 처음 모네의 <인상:해돋이>가 전시되었을 때 기존 화단의 비평은 독설에 가까웠다. 대상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다고 하면서, 그림의 기본도 안 되었다고 혹평을 받았다. 그럼에도 모네는 자신의 화풍이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하여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당시로서 그는 새로운 시도를 하였고 시행착오 과정 속에서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 자신이 원하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수정을 멈추지 않으며 특히 <수련>을 그릴 당시 30여점의 작품을 태워버리기도 하였다. 또한 예술적 영감을 발전시키기 위해 프랑스 남부 해안가를 여행하며 10년 넘게 바닷가의 풍경을 화폭에 담거나 모티브를 찾아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기도 하였다.  


이런 여행들을 통해 대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을 발견하였다. 그래서 같은 풍경을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개의 화폭에 담아내는 연작 시리즈 <건초더미>,<영국의 국회의사당>,<센강의 아침> 등을 그려냈다. 보통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실패하기 마련인데, 모네는 수많은 실패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간 것이다.  


연작 시리즈에서 시사하는 점은 대상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예술관에서 벗어나 객체를 바라보는 인간의 주관적인 감성을 더 강조하였다. 뭔가 훌륭한 모티브를 찾기보다, 익숙한 풍경 속에 감추어진 낯섦을 발견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고전주의 역사화들은 뭔가 알고 봐야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다소 어렵게 다가오는 반면, 지중해 연안의 따사로움이 느껴지는 풍경화를 감상할 때엔 나의 감정마저 동조하는 느낌이 들어 편안했다. 


그의 신선한 시도는 결국 후대에 이르러 현대예술의 흐름을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는 평과 함께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남게 되었다. 비단 그림 뿐 아니라, 삶의 본보기를 우리에게 보여주기도 하였다. 모네가 쓴 편지에서 그가 인생을 대하는 태도를 이렇게 이야기 한다. 


"나는 하나의 대상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가 짧아서 그것을 다 화폭에 담아낼 수가 없습니다. 그 변화하는 속도를 담아내기에는 내 작업 속도가 너무 늦는다는 사실이 나를 좌절케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러나 나는 내가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떨립니다." 


이미 이룰만큼 이룬 50세의 나이에도 자신이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뛴다는 모네를 보면서 문득 나는 무엇에 가슴이 뛰는지를 묻게 되었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겸손함에 존경심이 생긴다.



< 수련 연작 >
< 루앙대성당 연작 >


작가의 이전글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리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