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땅 위에 핀 선인장 꽃
항상 푸르던 초원에 한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급격히 말라버렸다.
목이 마른 식물들은 가끔 내리는 비로 살아남으려 발버둥 쳐보았으나, 반복되는 가뭄에 결국 푸르던 초원은 사막이 되었다.
사막이 된 초원에는 더 이상 비가 내리지 않는다.
비가 내리지 않아 더 이상 식물이 자라지 않게 되었고, 이제 식물이 자라지 않아 초원에는 구름도, 어느 생명도 찾아오질 않는다. 사막은 더 깊숙이 말라간다.
비가 한참 동안 내리지 않으면 사막은 더 이상 비를 기대하지 않게 된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다시는 푸른 초원이 될 수 없는데 말이다.
어쩌다 그 메마른 사막에서 싹이 텄다. 가시 돋친 선인장의 씨앗이 날아와 싹을 틔웠다.
깊게 메마른 사막에 다시는 보지 못할 것만 같던 생명이 싹을 틔웠다. 저 생명은 사막 이전 초원이었던 시절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식물이었다. 자신을 보호하려 뾰족한 가시로 온몸을 감싸고 있고, 다른 식물들과 달라 물을 달라고 조르지도 않는다.
이제 사막은 포기했던 비를 원한다. 자신의 땅에 우연히 자리 잡은 저 새로운 생명이 죽지 않고 살아남길 간절히 바란다.
선인장은 아무 영양도 없는 모래 속에 뿌리를 내리고서는, 누군가에겐 흔하디 흔한, 언제 내릴지 모르는 빗물을 간절히 기다린다.
선인장은 버티고 버텨본다. 그리고 결국 보란 듯이 선인장은 세상에서 가장 예쁜 꽃을 피운다.
우연히 마주쳐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공간을 내어준, 그리고 언제 내릴지 모를 단비를 같이 기다려준 어쩌면 자신보다 더 목이 말랐을 사막을 위하여.
그리하여 나는 메마른 사막과 같은 마음으로 힘겹게 핀 선인장 꽃이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아름답고 소중하게 여겨지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