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디즈니 드라마 '무빙'을 재밌게 보고 있는데, 드라마 속에는 여러 초능력자들이 나와.
하늘을 날아다니는 김두식(조인성), 아무리 큰 상처를 입어도 회복되어 죽지 않는 구룡포(류승룡), 초인적 오감을 가진 이미현(한효주) 등등.
그들은 각자의 타고난 초능력으로 국정원의 맡은 임무를 해내고, 그 안에서 배신도 당하고, 사랑도 해.
그리고 자신들의 초능력을 그대로 물려받은 자식들을, 자신들의 초능력으로 지켜내는 이야기야.
무빙에 나오는 초능력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초능력은 무빙 같은 영화나 드라마 속에만 있는 게 아니지 않을까? 현실에서도 누구에게나 초능력이 있는 것 같아. 나만이 가지고 있는 '나만의 초능력' 말이야.
예를 들어 난 오뚝이 같은 초능력이 있어, 다시 말해 회복탄력성이 강하지. 최근에 이직을 결정하고 회사에 명예퇴직을 하겠다고 말했지만, 임원들과 회사 사람들은 이렇게 말해.
" 연말에 또 조직변경이 있으니까 그때 팀장 자리 나오면 다시 하나 꿰차면 되지, 왜 이직을 한다 그래. 그것도 더 큰 기업도 아니면서, 그냥 좀 버텨봐 "
물론 대기업을 다니다가 작은 기업으로 간다니 걱정해 준다고 하는 소리겠지만,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더라고. 연말에 운 좋게 팀장 자리를 다시 꿰찼다고 해도 그럼 2년 뒤엔? 짧으면 2년, 길면 3년마다 조직변경이 있고 그때마다 나의 자리를 불안해하며, 그냥 버티고 싶진 않아. 작은 기업이라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전문성을 키우고 싶어.
그리고 팀장을 해보니깐 요즘은 리더로서의 자질을 기르기 힘든 시대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각자개인의 역량만 생각하고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화합이 부족한 시대야.
다만 회사에서는 각자의 역량을 높이기 위해, 각자의 유익을 위해 잠깐의 화합을 하는 것뿐이지.
그러고 보면, 미국이라는 나라가 잘되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 어벤저스나 탑건 같은 영화들만 봐도 초반엔 각자의 능력을 가지고 서로 잘났다고 싸우며 갈등을 겪다가, 결국엔 화합으로 끝나. 이게 미국영화의 특징인 것 같아. 결국엔 화합!
미국이 다민족국가라 그런가 수용력과 포용력이 좋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들도 넘쳐 나고. 물론 문화적인 차이겠지만 왜 한국은 그러지 못할까. 이래서 회사생활이 힘든 것 같아.
어쨌든,나의 초능력은 회복탄력성이 강하다는 거야.
회사 사람들의 이야기에, 지금 이런 나의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나의 소신대로 나의 결정을 밀고 나갈 거야.
- 그래, 나는 오빠의 선택을 믿어. 오빠의 선택은 항상 틀리지 않았잖아. 근데 나의 초능력은 뭐라고 생각해?
음.. 써니의 초능력은, 공감과 치유의 능력?
- 그래 맞아! 그래서 내가 오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니, 오빠 마음이 치유가 되는구나? 히히히
나도 있다, 초능력!!!
남편이 말하는 초능력은 우리 각자가 가진 강점일 것이다. 다른 이들보다 뛰어난 '나만의 강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