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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무JIN Dec 01. 2023

최고의 동기 부여는 내 상황이 엿 됐음을 인지하는 것

커리어 사춘기를 겪고 있습니다 #8

최근 유튜브 <너덜트>에 '???: 찬물 샤워를 해보세요'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더 보기 란에 '동기부여에 중독 돼버려 본질을 잊은 동기부여 중독자의 꿈을 위한 고군분투'라고 되어있다. 그렇다. 완전 나다. 


"해가 갈수록 나는 성장하고 있는 걸까. 내 일에서 좀 더 의미를 찾을 수는 없을까." 커리어 고민이 많아진다. 고민이 많아지니 밤에 쉽사리 잠에 들지 않고, 잠이 들지 않으니 핸드폰을 켜서 유튜브로 온갖 영상을 찾아본다. 늦은 새벽이 되어서야 잠이 들어 아침에 부랴부랴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어제 그냥 바로 잘 걸 괜히 늦게 자서 아침에 피곤하다며 출근길에 한숨이 푹푹 나온다. 오늘부터 달라지기로 다짐하며 선택한 방법은 동기부여 영상으로 자기 암시하기이다. 어느새 중독처럼 시도 때도 없이 동기부여 영상을 보고 모닝루틴을 꽉꽉 채우다 보니, 정작 해야 하는 일은 미루고 있다. 심지어 지금도 이 글 쓴다고 하면서 영상을 보고 있다. 

방 안에만 틀어박혀 고민만 한다고 해결되지 않으니 네트워킹 모임도 참석하고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어봐도 뾰족한 묘수는 나오지 않는다. 고민을 나눌 수 있어서 후련하지만 고민의 크기가 줄지는 않는다.  


지름길은 없으니 초초해하지 말자. 약 6개월에 걸친 방황과 삽질로 깨달은 것이다. 이 당연해 보이는 사실을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받아들이기까지 꽤나 시간이 걸렸다.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첸은 "모두 다 갖춰서 시작한다는 것은 이미 시작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완벽하게 하기 위한 준비과정보다는 일단 시작하면서 계속 잽을 날리는 게 중요하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시장에 반응이 없다면? 하고는 있는데 불안해진다면? 반대로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대박이 나고, 원래부터 잘했었고, 조금 노력했는데 하는 것마다 잘 되었으면 인생이 이렇게 어려울 리가 있나 싶다. 묘수는 없다. 


다만 지난한 과정을 지속하며 내 질문에 답을 바로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어느 순간 갑자기 빡! 하고 일에서 매일 성장하는 기쁨을 누리고 일의 의미가 막 샘솟고 일이 즐거워서 미치게 될까? 글쎄다. 답은 분명 내 안에 있지만 금방 찾기는 어렵다는 게 지금의 결론이다. 답을 찾는 과정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 3년, 5년 혹은 10년이 걸릴까. 


그래도 삽질만 한 것은 아니다. 고민을 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부지런히 실행하는 법을 배웠다. 한 번하고 만족하는 게 아니라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걸 배웠고, 고민하고 실행하다 보며 아주 조금씩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도 배웠다. 또, 그럴듯한 답을 찾으려 애쓰지 말고 내가 할 말이 많은 주제를 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23년도가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이라고 뒤숭생숭하다고 늘어지지 말고, 24년이 조금 더 일찍 왔다고 생각하고 오늘도 잽을 날려보자.   



늦게 깨달았어요. 
최고의 동기부여는 내 상황이 엿 됐음을 인지하는 거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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