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현실화하다.
누구보다 책을 많이 읽었다 확신했지만 책 앞에서는 겸손해진다.
많이 읽었다고 확신하나 아직 못 읽어본 책이 훨씬 더 많고 읽었다고 확신하지만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책이 많았다.
책에 대한 중요성을 매번 느낀다.
삶에서 절박함을 느낄 때도 책의 도움을 받았고 잘못을 찾는 과정에서도 책의 도움을 받았다. 지금은 여러 가지 용도로 다양하게 사용하지만 그중에서도 아이디어의 바다로 활용한다. 책은 무한한 가능성과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준다.
책은 무엇을 찾아야 할지 명확히 알려주는 거대한 나침반이다.
책은 한번 읽음으로 꿈을 꾸고 계속해서 탐독함으로 인해 꿈을 완성한다.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을 배운 것은 20대 후반 경영컨설팅 회사에 다니면서이다.
지방에 있는 회사였지만 대표님께서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으로 영업을 하시며 열정을 불태우던 분이셨다. 회사 규모나 경영도 나쁘지 않았고 사무보조이면서 여러 가지 일을 하던 막내였지만 배울게 많은 회사였다. 특히나 대표님의 열정은 어마어마했다.
좋은 책이다 싶으면 대량 구매해서 주변에 선물하면서 널리 알리고 또한 상대가 필요한 것을 적절히 찾아내는 상황들은 정말 대단했다.
사회초년생이었던 터라 모든 것을 배우고 싶었다. 다양한 삶에 대한 경험이 적었던 시기였고 무엇보다 대표님의 업무스킬과 역량은 새로울 때가 많았다. 특히나 책을 보고 관심사를 나누는 부분은 정말 좋았었다.
덕분에 책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책에 대한 열정, 그것은 체력만큼 중요한 요소였던 것 같다.
책을 끊임없이 읽고 생각하고 멈추지 않는 편이다. 하루에 한 장이라도 꼭 읽으려 하고 책에 대한 생각을 멈추지 않는 편이다. 덕분에 아이디어는 늘 막힘이 없다.
책 속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하면 구체화할까를 고민한다.
때때로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책을 만들면 어떨까를 생각한다. 종이로만 만들고 입체적이면 어떨까? 책이 꼭 종이여만 할까? 책이 꼭 묶인 형태여만 하는가? 등등 다양한 생각을 해본다.
생각은 생각을 낳고 완성하길 재촉한다.
선물의 종류는 다양하다. 만들 수 있는 종류는 한정되어 있고 잘 만들 수 있는 것은 시간의 제약을 받는다.
선물은 적절한 시간에 완성되어야 한다. 그래야 받는 이가 행복해진다.
생각하는 모든 것을 다 만들고 싶지만 하루에 만들 수 있는 목표를 정해놓는다. 또한 주문받는 것의 수량도 정해놓는다. 성격이 나쁜 것인지 그날 기분에 따라 바느질이 삐뚜룸하고 재단이 삐뚜룸하면 도저히 보낼 수가 없다. 이렇게 해서 먹고살겠는가를 고민할 때가 많다.
그래도 좋아하는 것을 하는 모든 순간들이 행복하다.
Simple is The best.
길게 고민해봤다. 생각이 길면 산으로 간다.
책 속에 모든 것을 표현하려 하지 말자.
아이디어는 차고 넘치지만 제일 잘하고 잘한다 확신하는 것들만 한다를 목표로 했다.
주로 사용하는 소재는 패브릭, 종이, 반짝이는 것들로 정했다.
만들어지는 것들은 책 속의 주인공을 표현한 인형, 책을 보호하는 패브릭 커버, 종이로 만드는 메모지와 노트, 그리고 반짝이는 금속이 포함된 키링과 머리핀이다. 필요에 따라 패브릭으로 여러 가지를 만들기도 한다.
쓸데없이 예쁜 손수건이나, 쓸데없이 화려한 앞치마, 쓸데없이 장식되는 인형 옷. 쓸데없는 것이 나에게 즐거움을 선물해준다.
품목은 정해졌으나 당장 판매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쓸데없이 꼼꼼하고 쓸데없이 예민한 탓인지 품목을 결정된 물품들이 만들어지고 나면 사용시간을 거친다. 핸드메이드는 패턴과 소재에서 확신이 없으면 판매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다.
책을 읽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고 한다.
책을 읽었으면 실행에 옮겨져야 한다. 한 가지라도 실행에 옮겨보라고 한다. 그래야 진짜 독서의 의미라고 했다.
아이디어를 현실화했으나 그것이 생각한 대로 진짜 쓸모인지 검증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 검증되지 않는다면 선물할 수 없다.
그것은 선물의 의미가 아니라 생각되기에, 시중에 판매 중인 공산품 중에서도 가격과 소재에서 월등히 좋은 제품들이 많다.
특별함까지는 아니더라도 쓸모를 보여줄 수 없다면 스스로 작아진다.
구례현상점의 쓸모는 여전히 검증 중이다.
앞으로도 계속, 지속가능성을 꿈꾼다.
대량화가 방법이라면 대량화도 시도할 것이다.
현재는 생각을 현실로 만들고 쓸모를 알리는 중이다.
한 단계씩 차근차근, 책을 읽고 생각을 현실로 구체화하며 창작을 진행한다.
최근에 허먼 멜빌의 '모비 딕'을 완독 했다.
늘 고래에 대한 창작을 갈망했다. 언젠가는 패브릭으로 완성된 나만의 모비 딕을 갖고 싶다.
하늘을 나는 듯, 바다를 항해하는 듯한 착각을 보여주는 그런 모비 딕.
하늘을 향해 높이 솟구치는 커다란 고래처럼,
깊은 바다를 헤엄치는 고래처럼.
마음을 담아 오늘도 선물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