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샤인머스캣 Mar 25. 2024

산책


벗어나겠다는 결의에 가득 차 

밖으로 내딛은 걸음이나

끈적인다


홀로 나섰다 여겼으나

끈적인다


홀로이고 싶다 절규했으나

끈적인다


홀로 산책은 택도 없다는 듯

발바닥에 끈덕지게 달라붙은 무언가가

끝끝내 걸음을 마비시키고

발 끝을 타고 올라오는 심연이 나를 다시 집어 삼킨다


그렇게 또 굴복하겠지

끈적임에, 그 심연의 늪에 잠식되겠지


홀로 거니는 것은, 가벼운 발걸음은

그저 달콤한 몽상에 그치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문학을 향유할 줄 모르는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