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걸린 것은
늘 제자리에 있는데
나는 자꾸 다른 쪽으로 흘러간다.
조용한 방 안에서
얇은 금속이 서로 밀며
작은 소리를 낸다.
아무도 듣지 못할 만큼의 진동인데
어쩐지 하루가 조금씩 닳는다.
손을 뻗으면
흐르던 것에서
나만 잠시 비켜선다.
움직이지 않는 것 곁에서
나는
조금씩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