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날

by 알레프


오늘은 그날
우리가 지켜야 할 날
누가 부르지 않아도
우리는 여기 섰다


강요한 사람은 없었고
각자의 선택만 남아
심장이 향한 그곳으로
그 시간을 지나왔다

정해진 때가 있었고
우리는 응답했을 뿐
끌려온 발걸음이 아니라
선택으로 모인 자리


오늘은 그날
기억이 아닌 질서
우리는 지금
그 앞에 서 있다

절기는 행사가 아니고
남기기 위한 표식도 아니며
지나온 시간 속에서
정렬된 자만 남는 날


모두가 같은 시간을 지나
모두가 같은 자리에 서지 않는
남은 자와 떠난 자 사이
침묵이 흐른다

정해진 때가 있었고
우리는 지나치지 않았다
붙잡힌 것이 아니라
응답으로 남았다


오늘은 그날
선택이 드러나는 날
우리는 지금
그 앞에 서 있다

일곱이 끝난 그 다음
여덟의 문 앞에서
더 애쓰지 않고
더 증명하지 않고


하나님이 여시는 질서
그 안으로 들어간다
방식이 아닌 정렬로
설명 없이 선다

이제 날은 세어지지 않고
내일로 미루지도 않으며
선택한 모습 그대로
영원 앞에 선다


몰랐다는 말도 없고
나중이란 시간도 없고
존재가 스스로를
증언할 뿐


정해진 때가 있었고
우리는 응답했을 뿐
강요 없는 부르심 앞에
선택으로 남았다


오늘은 그날
시간 이후의 시간
우리는 지금
저항 없이 선다

더 설득하지 않아도
더 증명하지 않아도
여기, 이 자리
이 모습 그대로
오늘은
그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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