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에게

by 알레프


그래서 나는
나를 쉽게 놓지 않게 됐어
사소한 것 하나 정하기 전에도
먼저 나에게 물어보게 돼


지금 이 선택이
나를 살리는 쪽인지
눈치만 보며 버티지 않고
습관처럼 넘겨 버리지 않고

아!
이건 내가
나에게 해줘야 하는 일이란 걸
누가 대신해 줄 수 없는 말을
내가 나에게 건네야 한단 걸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어떤 얼굴로 서 있어야 하는지
그 기준이 이제는
내 안에 있어
내 쪽으로 기울어진 나침반처럼

예전의 나는
늘 남의 얼굴부터 살폈어
괜찮냐는 말만 꺼내 두고
정작 나는 한 번도 못 물어봤지


정말 이게 나에게
필요한 태도인지
견디는 법만 늘어가던 나를
이제는 내가 데려 나와서


이건 내가
나에게 해줘야 하는 일이란 걸
미뤄 둔 마음을 하나씩 펴서
나를 내 편에 세워야 한단 걸


어디에 서 있어야 하는지
어떤 거리로 나를 지켜야 하는지
그 기준이 이제는
내 안에 있어
내가 나를 끝까지 안아 주는 법

틀려도 괜찮아
늦어도 괜찮아
내가 나를 묻는 이 시간들이
나를 살게 할 테니까


이건 내가
나에게 해줘야 하는 일이란 걸
오늘도 고르고 또 고르면서
내 마음 쪽을 따라가야 한단 걸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어떤 거리로 나를 믿어 줄 건지
그 기준이 조용히
자라나고 있어
내 안에서 나를 불러 내는 일

월, 목, 일 연재
이전 04화선택하는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