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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간구름 Apr 19. 2021

운 좋은 사람은 따로 있다?

얼마 전 People Analytics 포럼을 계획했다. 포럼의 성공은 얼마나 좋은 발표자를 모셔오느냐이다. 우선 최근 논문 중에 People Analytics 관련 논문을 쓴 저자를 찾았다.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 아니었다. 내가 아는 교수님 중에 이분을 알 것 같은 분이 생각나 전화했다. "혹시 oo 교수님 아시나요? 포럼에 초대하려고요!" 아주 잘 아는 동료 교수님이라 했다. 흔쾌히 전화번호를 전달받아 전화를 걸었다. 발표를 수락해주셨다.


다음으로 실무자 분들 중에 발표자를 초대해야 했다. 이쪽 분야에서 내가 아는 실무자는 전무했다. OKR 컨설팅을 하는 옛 직장 동료에게 카톡을 보냈다. 본인이 얼마 전 참석한 세미나에 People Analytics 사례 발표를 했던 몇몇 분을 추천해 주었다. 개인적으로 친하지 않지만 페이스북으로 검색해서 메시지를 보내면 친절히 답해준다고 알려주었다. 페이스북을 이용해 친구 신청을 하고, 메시지를 보냈다. "People Analytics 포럼 발표 가능하실까요?"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


좋은 발표자 분들을 모시고 많이 배웠다. 포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는 운이 좋았다.



"데이터의 보이지 않는 손"의 저자 야노 가즈오는 '운'을 숫자로 측정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내가 누구를 아느냐, 즉 네트워크와 관계있다. 내가 아는 사람이 몇 명인가? 내가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은 몇 명인가? 이를 도달도라 한다. 보통 2단계의 도달도 내에 내가 원하는 정보를 가진 사람을 찾을 수 있느냐가 '운'이 좋음을 나타낼 수 있다.


만약 내가 아는 사람이 10명인데, 10명끼리만 서로 알고 있는 경우 나의 도달도는 10이다. 반면, 내가 아는 사람이 10명인데, 10명이 모두 내가 모르는 10명과 알고 있는 겨우 나의 도달도는 100이다. 2단계 도달도가 높을수록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 된다.  경영학 social network 연구분야에선 높은 도달도를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구조적 공백 structural hole'에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서로 연결되어있지 않은 두 그룹을 연결하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한 연구에 의하면 '구조적 공백'에 있는 사람은 회사에서 다양한 정보와 자원을 활용할 기회가 많다고 한다. 이는 높은 급여와 빠른 승진으로 연결된다.


한 직장인은 매우 많은 입사동기들이 회사 곳곳에 포진해 있다고 한다. 부서 간 협력이 필요할 때, 이런 입사동기들이 큰 힘이 되어준다고 한다. 입사 동기가 많을수록, 그들이 여러 부서에 퍼져있을수록 2단계 도달도는 급격하게 늘어난다. 성과를 달성하는데 큰 밑천이 된다.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실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실력'은 '인적자본'이다. 이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 전문성 등이다. 교육을 통해 내가 소유한 지식을 높이면 실력은 올라간다. 실력을 통해 우리는 성과를 달성한다. 실력은 우리가 소유한 그 무엇이다.


반면, '관계'를 통해서도 우린 성과를 달성한다. '운'이라는 것은 '관계'에서 온다. 관계를 통해 성과를 달성하는 것을 '사회적 자본'이라 한다. 사회적 자본, 즉, '운'을 높이는 것은 관계의 변화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이는 내가 소유한 그 무엇이 아니다.


과거에는 성과를 달성하는 중요한 모델을 AMO라 했다. Ability, Motivation, Opportunity. 개인의 실력이 높고,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되어야 한다. 또한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게끔 기회도 주어져야 한다. 최근엔 여기에 하나가 더 추가된다. AMOI (Ability, Motivation, Opportunity, and Interaction). 상대방과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 할 수 있는 능력이 추가되었다. '운 좋았네!'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실력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동료들과 관계를 잘 맺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애덤 그랜트는 자신의 책 '기브 앤 테이크'에서 사람을 세부류로 나눈다. (1) 남들에게 주기만 하는 '기버 Giver' (2) 받은 만큼 돌려주려는 '매쳐 Matcher' (3) 받기만 하려는 '테이커 Taker'. 이때 성공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은 기버라고 한다. (물론 호구 같은 기버도 있다. 이는 성공의 맨 아래쪽에 위치할 가능성이 높다.)


테이커가 가장 유리할 것 같지만, 매쳐는 테이커가 성공하는 꼴을 못 본다. 반드시 테이커의 이기심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려 한다. 반면 모두가 기버의 성공을 응원한다. 기버는 '사회적 자본'이 풍부한 사람이다.



사회적 자본은 동료의 성공을 위해 진심으로 돕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선물이 아닐까? 오늘 하루, 지난 몇 달을 돌아본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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