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차이. 어리지만 어리지 않는 아내

멕시코에서 남편과 사업하기.

by chloe oh
우리를 위해 포기하고 노력해야 할 것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


9살 차이.


어리지만 어리지 않는 아내.


결혼에 대한 로망도 하고 싶은 사람도 없었던 나. 일하는 게 좋아 하루 종일 웅크리고 앉아 옷을 만들거나 꽃을 만들었다. 밤새 일을 하더라도 피곤함이 주는 뿌듯함에 연애에 관심이 크게 없었다. 썸을 탔던 남자와의 데이트보다 디자인하는 것이 나에게 더 유혹적이었을 만큼.

레이스 작업을 유난히 좋아하는 나. 레이스를 자르고 모양을 잡고 바느질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게 나를 유혹하는 일들.
꽃잎을 자르고 모양을 만들고 바느질해 꽃을 만드는 나의 일. 하루 종일 해도 질리지않은 작업들.

그러던 나에게 조용히 다가온 결혼. 선한 번 보고 결혼을 하게 되었다. (한 번 보고 결혼이라니... 더 만나봐야 했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누군가를 소개해 주겠다는 사람들을 잘 거절해왔는데... 결혼할 운명이었을까 거절하지 못해 만난 남자. 게다가 나이가 9살 많다기에 아저씨 같을까

걱정했지만 그렇지 않아서였을까, 아니면 생각보다 말이 잘 통해서였을까... 멕시코에서 휴가차 온 그 사람의 남은 2주간의 한국 일정을 나와 함께 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40 중반에 혼자인 그를 안타깝게 여긴 그의 부모님 친구분께서 3명의 여자 연락처를 주었다고 한다. 그중에 내가 맨 마지막이었다는. 어쩌면 소심한 그는 내게 연락할 용기를 내지 못했었을 수도...

장거리 연애해 본 적 있어요?

떠나기 전 날 마지막 데이트.

스케이트장을 가기 전에도 간 후에도 카페를 갔었는데...

어떻게 그 많은 장소 중에 샤부샤부 집이었을까?

그것도, 밥을 다 먹고 배불러서 앉아있는데.

로맨틱한 부분은 하나도 없는, 나와는 다른 감성을 가진 사람.

나는 그런 사람과 결혼을 했다.


메히꼬. (멕시코라 부르지만 현지 발음은 메히꼬라 한다.)


왜 멕시코였어요?


왜 멕시코에서 살게 되었는지, 왜 계속 멕시코에서 살게 되었는지, 하필이면 왜 뿌에블라(puebla)인지를 나는 종종 나의 동거인, 나의 남편에게 묻곤 한다.

"취업이 되어서 왔지."

열정도 의욕도 없는 대답. 어쩔 수 없이 왔음이 느껴지는 대답뿐. 생각보다 게으른 사람이었다. 목표나 열정을 가지고 달리는 사람이 아닌 물이 흐르는 데로 몸을 맡기고 흘러가기를 원하는 사람. 나와는 다른 사람.

나를 만나서 살아보지 않았던 열정적인 삶을 살기 시작한 사람.


나는 매일 당근과 채찍을 주며 이 남자를 달리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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