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호. 여름의 목전 혹은 봄

by 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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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랑하는 당신.


날이 점점 따뜻해지고 있어요. 아직 한 번의 추위가 남아있다고는 하나 더워지는 건 순식간일 듯 해요. 이렇게 여름이 오는가봐요.


잠시 편지를 게을리한 사이에 저희 집에는 새 식구가 생겼습니다. 사진을 동봉해요. 아주 귀여운 고양이 친구입니다. 아직 1년이 되지 않았을 청소년 고양이라고 해요. 호기심도 많고 활동력 넘치지만 기묘할 정도로 말썽을 피우지 않는 신기한 친구입니다. 아직 낯가림을 하고 있는 것뿐일까요?


갑작스러운 만남 덕분에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태로 가족이 되어서 여러모로 아이를 배려해주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됩니다. 청소부터 쉽지 않네요. 아니, 이건 이 꼬마 친구 때문도 있습니다. 책상 위에 위험한 물건이 많아서 치우고 있는데 부스럭거리는 게 궁금하다고 자꾸 올라오잖아요! 못 들어오게 방문을 막았다니 문을 열겠다고 몇 번이고 몸에 부딪히며 우는데 도무지 정리를 계속할 수 없어서 적당히 정리하고 나와버렸습니다. 짬짬히 손가는대로 치우는 수밖에 없나봐요.


다만 걱정인 것은 동거인의 외로움이 조금은 달래질까 싶어 쉽게 데리고 들어가자고 했는데, 정작 동거인의 외로움은 가시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주말에도 내내 우울해서 잠에 빠져 있었대요. 제가 외출하는 사이에요. 인간들이 아무도 놀아주지 않자 시무룩해진 꼬마 친구를 달래주느라 진땀을 뺀 것은 덤입니다. 계절성이면 좋으련만….


아무래도 환절기니만큼 몸 건강에도 정신 건강에도 신경써야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당신도 부디 건강 관리에 신경 써서 무사히 봄을 지나보내면 좋겠어요. 저도 그럴테니, 우리 화이팅이에요!


2025년 3월 24일 월요일,

인형놀이에 전념 중인 당신의 속삭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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