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사랑하는 당신.
먹고 산다는 건 뭘까요? 저는 요즘 늘 고민해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모르겠기 때문이에요. 글밥을 먹고 살기에는 늘 글감 부족에 시달리고, 그렇다고 프로그래밍을 하기엔 공부가 모자라고, 여러가지 취미로 키워둔 기술들은 있지만 프로로 할 수 있을 정도냐고 하면 아닐 거예요. 경기도 나쁘고, 나이도 있는 편이고, 이렇다하게 기술도 경력도 없으니까요. 평생 글밥 먹을 걸 목표로 살아왔는데 그게 안 되어서 생긴 문제지요.
저는 소설가 지망생이었고, 사실 지금도 그렇고..., 아마도 평생 그렇겠지요. 소설가로서 데뷔할 날은 없을 거라는 슬픈 생각이 듭니다. 제가 쓴 소설, 언제 한 번 읽어주실래요? 못 쓰진 않아요. 솔직히 실력이 없는 건 아닌데 장편이면 초반 이후로 쓰질 못하고, 단편이면 많이 쳐내질 못 해요. 취향도 아마 많이 탈 거고요.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읽힐 수 있는 소설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슬픈 체념이 항상 제 뒤를 따라다닙니다.
평생 소설가를 꿈 꿔왔어요. 대단한 명성을 바란 건 아니고 그냥 한 순간도 소설과 멀어지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그런데 결국 멀어졌고, 지금은 조금 잘못된 꿈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까지 합니다. 그런데도 소설을 다시 쳐다보게 되는 건 제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려니 싶어요. 10년 넘게 쌓은 기술이라곤 소설 쓰기 밖에 없으니까요.
그리운 당신, 당신은 평생에 걸쳐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나요? 있다면 어떤 건가요? 내게도 당신의 꿈을 나눠주세요. 누군가의 꿈을 보면 조금쯤은 저도 기운이 나더라고요. 제게 당신의 기쁨을 나눠주세요.
2024년 3월 31일
먼 하늘로 날아가고 싶은 당신의 속삭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