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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도 괜찮아

by 김차중

서글픈 사람에게 그늘이 드리웠다고 말하지

우울한 사람에게 그늘이 드리웠다고 말하지

그늘은 추운 곳이라고 말하지


한여름 짙은 그늘

길을 걷다 그늘이 보이면 그 속으로 파고들어

그늘은 더위에 지친 몸이 쉬어가는 곳이야

그늘은 마음도 쉬어가는 곳이야

밖엔 없는 바람도 그곳에선 불어와

그늘 속에는 기쁨도 위안도 존재해

시간이 멈추길 바라는 곳이야

그늘이 드리우면 두려워 하지 마

그 안에서 쉬어가면 돼

밖은 아직 무서운 땡볕일 테니까


해가 지고 서늘한 어둠 드리울 때

그때 다시 한 걸음 나아가도 늦지 않아
시원한 계절도 다시 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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