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소사
내소사로 이르는 길은 사하촌 입암마을을 가로지른다. 선돌이 많아서 붙여진 이름을 가진 이 마을 사람들은 사찰이 생겨날 때부터 절의 토지에 농사를 짓고 사찰의 일손을 도우며 생계를 이어 왔다. 수령 700년의 느티나무인 할아버지 당산나무가 절 밖에서 일주문을 마주한다. 수령 1000년의 할머니 당산나무는 절 앞마당에 있다. 절 안과 밖에 짝을 이룬 당산나무가 있는 것이다. 한때는 사찰과 마을이 따로 당산제를 지냈지만 지금은 2월 초 스님과 마을 주민이 공동으로 제사를 올린다. 과거 절과 사하촌이 하나였던 시절처럼 이날 만큼은 절이 마을이 되고 마을이 절이 된다.
일주문부터 시작되는 전나무 숲길에 고요가 내려앉았다. 600m에 이르는 이 길은 오대산 월정사와 광릉 국립수목원과 함께 손에 꼽히는 전나무 숲길이다. 150년 수령의 500그루의 전나무는 길 양쪽으로 길게 심어진 것이 전부지만 길에 들어서면 마치 숲에 온 듯하다.
늦은 오후에 절에 들었다. 절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흐른다. 내소사의 본뜻은 새로 태어난다는 의미이다.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개운해 짐을 느낀다. 전나무 숲길은 곧 벚나무 길로 이어진다. 내소사는 설경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오늘처럼 눈이 내리지 않아도 괜찮다. 벚꽃이 눈처럼 날리는 봄이 오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사천왕상이 있는 천왕문을 지나 경내에 들어서면 천 년의 느티나무가 천 가지 소원을 허리에 두르고 있다. 이 나무가 할머니 당산나무다. 이 나무는 대웅보전을 뒤에 두고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정령일 것이다. 나무를 돌며 소원을 거듭 읊조린다. 사찰의 대웅보전, 영산회개불탱화, 법화경 절본 사본, 그리고 고려 동종은 국가 보물로 지정되어있다. 돌계단을 오르면 오른쪽으로 범종각 왼쪽에는 고려 동종이 있는 보종각이 있다. 1m 남짓의 동종은 1222년 이곳 내변산에 있었던 청림사에서 제작이 되었는데 그 절이 폐사되고 오랫동안 땅속에 묻혀 있던 것을 1853년에 발굴하여 내소사에 옮겨졌다. 633년 백제 무왕 때 설립된 이 절이 고려의 동종을 품게 된 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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