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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차중 Dec 08. 2023

경포호에서

                  

바람이 불지 않았다면

경포호를 거닐었을까


홀로 오지 않았다면  

백로 한 마리 귀 기울이는

한밤중 물결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까


사공의 배도 멈춘 까만 밤

달빛이 호수 위로  춤추지 않았다면    

먼 길 경포호를 돌아볼 일이 있었을까


겨울이 온다고 재잘대는 갈대밭과

투둘투둘  적시는 물레방아


경포호를 거닐지 않았다면

슬슬 당신이 각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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