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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a Kim May 09. 2023

유럽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자연과 함께 자라는 아이 1

처음 해외생활을 하게 된 것은 나의 일 때문이었지만 그렇게 영국에서 생활을 하다 아이를 낳게 되고 자연스레 아이를 유럽에서 키우게 되었다. 영국만큼 프랑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에 유럽에서 키운다고 일단 정의해 본다.


세상 사는 곳이 다 그렇듯 여기저기 다 장단점이 있는데 유럽에서 아이를 키울 때의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장점은 아이가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참 많다는 것이다. 집 앞 조금만 나가도 있는 키가 큰 나무들과 초록빛을 뽐내는 잔디가 가득한 공원들이 있어서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나뭇가지를 쌓아 올리며 놀기도 하고 호수 근처 오리들과 같이 춤을 추기도 하고 숲 속의 다양한 벌레들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자라왔다. 덕분에 자연에 관심이 많고 나보다 꽃, 동물, 벌레, 나무 이름들도 더 많이 알고 있다.



그뿐인가 어른이 시키지 않아도 다 같이 큰 나무통을 힘을 합쳐 들어 올리는 협동심을 보여주기도 하고 이곳저곳을 함께 뛰어놀면서 자신들이 만든 놀이들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개인적으로 공부와 놀이를 이분법적으로 나눈 지 않는 편이고 난 이렇게 아이들이 자연들과 어우러 다양한 놀이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포함한 커뮤니케이션 스킬등 세상을 살아갈 때 필요한 다양한 것들을 함께 배워간다고 믿는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의 학교 리포트에 아이의 인지능력이 또래보다 높게 나왔다. 아이가 자연과 어울려 다른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이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는데 큰 기여하고 있다고 리포트가 살짝 귀띔을 해주고 있는 듯하다.



어른이 되어 세상을 살아보니 꼭 교과서의 공부만 잘하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걸 매일 느끼고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뒤섞여 사는 세상 속에서 다양한 상황 속에서 자신을 믿고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알고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이타심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진취적으로 나갈 수 있는 모험심등 책으로만이 아닌 다양한 경험을 통해 몸소 체험하고 배우는 깨달음 혹은 삶의 기술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꼭 어른이 된 어느 순간부터가 아닌 아이의 일상 속에서 작은 새싹들처럼 조금씩 자라나고 있기에 아이를 자연 속에 종종 맡겨보기도 하는 것이다.


사람은 사람 없이 못 살고 나중에 어른이 되어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들 사람들에게 잘 표현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을 잘 아는 사람들이 그래도 이 세상을 좀 더 즐겁게 살아가는 것 같다. 그리고 난 나의 아이가 그렇게 자라 즐겁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종종 기사에서도 볼 수 있듯 행복지수가 높은 사람들은 돈과 명예보다 주변에 좋은 인간관계를 많이 둔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난 아직은 나의 아이의 많은 시간을 책상 앞에 혼자 두고 싶지 않다. 비 오는 날 옷에 진흙을 잔뜩 묻히고 뛰어놀아보기도 하고 민들레 홀씨를 후후 불며 친구들과 같이 신나게 웃어보기도 하고 잔디밭 예쁜 작은 꽃을 엄마에게 선물하는, 길가의 지렁이가 누군가에 밝힐까 봐 자리를 옮겨주는 아이를 보면서 나 역시 행복감을 느낀다. 그리고 이런 아이의 시간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종종 미소를 짓게 해 줄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들이 되어줄 것이다.


아이를 하나를 잘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 하나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난 마을 사람들 외에도 마을의 공원, 나무들 같은 자연환경도 포함이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 아이들이 쉬어갈수 있는 나무 그늘, 등하굣길 아이들을 반겨주는 예쁜 꽃들과 함께 아이들을 잘 키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아이를 유럽에서 키웁니다를 통해 아이를 유럽에서 키우며 느끼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계속 써볼 생각입니다. 계속 함께 하실 분들은 구독으로 함께 해주시면 됩니다. 그럼 예쁜 봄날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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