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한 달 살기 – 시작점에서

한국에서의 한 달 살기

요즘 외국에서 ‘한 달 살기’가 유행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미 타국에서 살아가고 있기에, 매년 여름이면 오히려 한국에서 ‘한 달 살기’를 한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지내는 한 달은 낯선 땅에서 매일같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으로 가득하겠지만, 내게는 조국으로 돌아와 보내는 한 달이니 그 의미가 다르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공기가 달라진다. 평소에는 보기 힘든 한국인들로 둘러싸이다 보면, 비로소 ‘아, 이제 내가 한국으로 가는구나’ 하는 실감이 난다. 친절한 승무원들의 미소, 기내에서 맛보는 한국 음식은 설명하기 어려운 동질감과 안도감을 준다. 아무리 오래 해외에서 살았다 해도, 한국인들과 함께 있을 때 느껴지는 그 보이지 않는 울타리 같은 안정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긴 비행을 끝내고 인천공항에 내리면 공기와 햇살이 다르다. 세련되고 깔끔한 공항의 분위기 속에서 ‘정말 한국에 왔구나’라는 감각이 밀려온다. 늘 시작은 가장 설렌다. 하고 싶은 일들로 마음이 차오르는 순간, 이 한 달 살기의 출발점이 아마도 가장 빛나는 시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