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한국에서의 한 달 살기 - 끝없는 한국음식의 축복 속에

여섯번째 이야기

by 리라로

한국에 여름을 보내러 갈 때마다 마음이 가장 먼저 설레는 건 ( 가족 친구를 우선시하고 :) 언제나 음식이다. 한국에 살 때는 매일같이 먹던 음식이라 그 소중함을 잘 몰랐는데, 해외에서 살아보니 그게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 새삼 느껴진다.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많은 나라가 많지만, 한국처럼 합리적인 가격에, 쉽게, 그리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은 드물다. 꼭 검색해서 찾아가야만 맛있는 게 아니라, 그냥 눈에 띄는 식당에 들어가도 대부분 ‘중간 이상’은 한다. 길을 걷다 보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묵 국물 냄새, 갓 구운 붕어빵과 고소한 호떡 향이 코를 가만히 두질 않는다. 그리고 그 향만으로도 예전 한국 살 때 생각들이 다시 나서 인지 마음이 따뜻해진다.


한국에 있는 동안은 늘 먹는 게 행복의 중심이 되는 것만 같다. 아침을 먹고, 점심을 먹고, 간식을 먹고, 길거리에서 또 군것질을 하고, 저녁에는 “오늘은 좀 줄여야지” 하면서도 결국 든든하게 먹는다. 한국 온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한국 오기 전 잘 맞았던 바지 허리가 조여 오면 음식을 줄여야지 하면서도, 길가에서 김을 뿜어내며 유혹하는 찐만두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매콤 달콤한 떡볶이 앞에서는 이렇게 나이를 먹어서도 여전히 마음이 약해져 포장을 해 집에 가서 엄마와 함께 떡볶이를 먹곤 한다. 네가 한국에 오면 나까지 살이 찌는 것 같아라고 엄마가 종종 이야기를 하셔서 같이 엄청 웃기도 하는데 그래도 나의 한국음식 한 달 동안 한풀이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리라로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오랜 해외생활중이고 현재는 스위스에서 생활중 입니다. 교육, 여행, 해외생활에 대한 다양한 글을 나눕니다. 말랑 말랑한 감성에세이를 종종 끄적이기도 합니다.

370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