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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용규 Nov 20. 2020

슬로프(slope)의 원리 #10

배웠으면 써먹어라-학용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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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를 처음 배웠을 때, 스키 강사님은 눈밭에서 나뒹구는 법부터 알려 주셨습니다. 잘 넘어져야만 골절상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넘어지는 것이 익숙해지자 이번에는 짧은 거리지만 약간 경사진 곳까지 걷는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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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처럼 잰걸음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는데, 마치 군에서 받은 유격훈련과 맞먹을 만큼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난겨울 스키장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카페에 앉아 창밖 스키 강습 장면을 지켜보았습니다. 100명 남짓 사람들이 떼를 지어 펭귄 걸음으로 맨 앞사람을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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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얼마나 유격 훈련만큼이나 고생할까를 생각하니 절로 웃음이 났습니다. 이들은 오르막 연습을 잘 마무리하고, 얼마 후 내리막 활강도 멋지게 해낼 것입니다. 그걸 알기에 넉넉한 마음으로 그들을 마음으로 응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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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서는 힘』에서 존 맥스웰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에서 가치 있는 것은 모두 오르막이다. 인생에서 가치 있는 것, 당신이 소망하고 이루고 싶은 것, 당신이 누리고자 하는 것은 모두 오르막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꿈은 오르막인데, 습관은 내리막이라는 사실이다. 

오르막은 힘들다. 오르막을 오르려면 큰 그림에 시선을 고정하고, 마음을 굳게 먹고, 좋은 성품을 발휘하고, 시간을 들여야 한다. 사람들이 점점 더 올바른 일을 안 하려고 하는 이유는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쉬운 일을 선택하고 결국 오르막이 아닌 내리막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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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웨이 탐험가 엘링 카게는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섰을 때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대체 어떻게 내려가지? 정상에 오르는 것도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꿈을 꿀 때 좀 더 조심해야겠어. 정말 꿈은 이루어질 수 있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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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중요한 것이 내리막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앞에 놓인 3개의 슬로프(slope)가 있습니다. 어떤 슬로프로 가야 할까요? [그림. 1]의 각 슬로프는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림. 1] 슬로프(slope) 의 원리  ⓒ  손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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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꿈은 오르막(slope. 1)입니다. 오르막은 힘들지만 가치 있는 길이라 했습니다. 잘 오르려면 한쪽 손에는 목적이라는 스틱, 다른 한 손에는 자원 스틱을 집고 올라가야 합니다. 오르막길로 갈 수 있는 체력(열정)은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까요? 올라가기만 한다면 이 또한 불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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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습관은 내리막(slope. 2)입니다. [그림. 1]의 B 지점은 두 가지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정상이고, 누군가에게는 포기할 곳입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이제부터 내려갑니다. 이 길이 편한 듯싶으나 결국은 인생 내리막길을 탄다는 뜻입니다. 멈출 수는 있을까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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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째의미는 펀펀한 길(slope. 3)입니다. 오르막은 힘들고, 내리막은 겁이 납니다. 제3의 길, 펀펀한 평지 길도 있습니다. 그동안 배웠던 것들을 써먹는 학용의 길, 매일 조금씩 위도 아래도 아닌 앞으로 전진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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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그리스 코린토스의 왕인 시지프스는 신을 속인 죄로 매일 가파른 산꼭대기로 돌을 굴려 올라가야 하는 형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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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삶은 어떤가요? 죽어라 일만 한다는 생각을 갖고 산다면, 성공해야 한다고 자신을 다그치고 계속 오르기만 한다면 이 또한 스스로 시지프스가 되는 꼴입니다. 


[시지프스 형 사고 진단 – 1개라도 해당되면 당신은 시지프스 형 인간]

1. 나는 일만 하고 산다.

2. 나는 성공해야만 한다.

3. 나는 강박 관념이 많다.

4. 당신이 부럽다.

5. 나는 왜 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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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그림. 2]에서 A 유형을 보십시오. 목적 없이 사는 것은 전형적인 시지프스 유형입니다. 이들의 오르막은 형벌입니다.     

[그림. 2] 슬로프(slope) 유형  ⓒ  손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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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슨은 일단 그럭저럭 ‘만족할 만한’ 실력과 기계적으로 무언가를 처리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하면, 이후 실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는 ‘목적의식 있는 연습’이야말로 이다음을 위한 최선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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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의 나머지 유형들을 보십시오. 모두 목적과 관련된 유형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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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유형은 목적과 자원이 연결된 유형입니다. 지금은 힘들어도 성공할 것이란 희망(목적)을 갖고 열심히 도전하면, 마치 담쟁이(자원)가 수천 장의 잎을 이끌고 담을 넘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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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유형은 내리막입니다. 목적과 자원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목적 없이 습관대로 사는 것입니다. 자원(능력)을 제대로 써먹지 않아서 인생이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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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D 유형은 목적과 자원이 평지 길을 가듯 잘 굴러가는 유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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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오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내리막이라고 해서 막장으로 가는 것은 아닙니다. 오르막길에서는 조급함을 버리고 언젠가 있을 내리막을 준비해야 하며, 내리막길에서는 희망을 버리지 말고 평지 길을 만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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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지금 어떤 슬로프(slope)를 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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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인생 아름답도록, Bravo Your Life!





글 : 손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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