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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준파파 Dec 13. 2022

[한달살기] 말레이시아에서 그랩 이용 & 호커센터 가기

말레이시아 페낭 한달 살기 5

핵심 포인트!!

1. 역시 동남아. 화창한 날씨에 수영부터.

2. 아파트 주변에 깨끗한 상가가 많다.

3. 그랩으로 이동해보기

4. 페낭 최대 쇼핑몰 "거니플라자"

5. 페낭에서 넷플릭스 보기 




우리는 아침 일찍 일어났다. 정확히 말하면 아이들만 일찍 일어나서 흥분된 목소리로 돌아다녔다.


"수영장 가자", "아빠, 배고파요", "오늘 뭐할거예요" 난리가 났다.

어제 우리는 새벽 3시에 나와서 인천 공항가고, KL 갔다가, 페낭으로 와서 20시간 만에 잠이 들었다. 그런데 7시간도 채 자지 않고 일어나서 설쳐대고 있다. 아이들의 체력은 대단하다.


우리는 특별히 계획하고 온게 아니기 때문에, 나도 뭐해야할지를 몰랐다. 우선 수영하고 헬스하는 것이 전부. 뭐 단기간 여행가면 호텔 잡아놓고 다 그렇게 하지 않는가. 아이들의 독촉에 우리는 꾸역꾸역 일어나서 숙소 앞 상가로 나갔다. 


어제는 너무 늦게 다녀서 식당이 다 문을 닫았는데, 오늘은 너무 일찍 나가서 식당이 모두 문을 닫았다. 큰 식당 하나가 문을 열었다. 여기는 우리가 가고 싶던 사떼집이었다.


"사떼 20개하고, 나시르막 주세요."


전혀 못알아 듣는다.

다시한 번, "사테 투엔티, 나시르막 원"


"온리 로띠"


아침에는 로띠만 된다고 한다. 아직 우리는 로띠가 뭔지 모른다. 부침개 비슷한거다. 인도 난하고도 비슷하다. 이후 우리는 매일 아침 로띠를 먹었지만, 이 때는 로띠를 몰라 "씨 유 레이러" 하고 나왔다. 젠장.

요게 로띠다. 로띠에 계란을 얹거나 치즈를 넣기도 한다. 기본 로띠 한 장에 1링깃이다. 카레 소스를 기본으로 주는데, 아침에 이것만 먹어도 든든하다.


어쩔 수 없이 다시 로터스다. 어제는 저녁 9시 30분이었는데 다 문 닫았고, 오늘은 아침 9시인데 또 다 문을 닫았다. 로터스에서 어제와 같이 대충 식사를 하고, Mr. DIY로 갔다. 로터스 2층에 있는 생활용품 전문점이다. 우리로 치면 다이소다. 필요한 물품들을 샀다. 저렴하지는 않지만, 살 수 있는 물건들이 모두 있었다. 간 김에 우리 꼬마 레고 장난감 2링깃 짜리도 하나 구입했다. 세상 행복한 우리 준이. 




물은 무거우니까 숙소 앞 마트에서 사기로 하고, 365 프레쉬 마트에 가서 물과 음료, 파파야 컷팅 과일을 샀다. 걸어가는 길에 한준이하고 파파야 먹으면서 걷고, 처음 먹어보는 파파야는 당근인지 수박인지 헷갈렸다. 다음에는 망고로 도전이다. 365 프레쉬 마트는 우리 숙소 앞 상가에 있는 동네 작은 슈퍼라서 우리가 오며 가며 자주 들렀다. 무엇보다 컷팅 과일은 3링릿, 5링깃에 판다. 과일 좋아하는 준이에게는 정거장이다.


5링깃짜리 컷팅 과일이다. 다 깎여진 싱싱한 망고를 1,500원이면 먹을 수 있다.


돌아와서 드디어 수영하고, 헬스 코스가 시작되었다. 그래도 호텔이 아니라 아파트라서 수영장까지 어떻게 옷을 입고 갈지 좀 고민되었다. 수영복 위에 간단한 옷을 착용하고 내려갔다. 우리가 간 수영장은 우리밖에 없었다. 먼저 직원에게 수영장 이용한다는 등록을 하고, 다른 가족들은 수영장에, 나는 헬스장으로 갔다. 수영을 엄청 좋아하는 모녀자는 미친 듯이 즐기고 있었다. 




나는 헬스장에 들어갔다. 장비는 많지 않았지만, 너무 깨끗했고, 중간에 직원이 청소하러 들어왔다. 정말 우리하고는 다르다. 아주 천천히. 세상의 모든 천천히는 혼자 다하는 것처럼 하나씩 하나씩 닦았다. 그래 뭐 급할게 있는가. 일을 천천히 하면 어떻고, 급하게 하면 어떤가. 나는 그 어떤 헬스장보다도 최고의 헬스장을 만났는데. 정말 매일 운동을 해야겠다. 헬스장에 있을 때가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1시간 30분 간의 운동을 마치고, 수영이 끝난 가족과 함께 숙소로 돌아갔다. 모두가 배고팠다.


깨끗하고 넓은 헬스장이다. 바로 옆에 가족들이 수영하는 모습도 보인다.



배고파서 어딜갈까 고민하다가 그랩을 처음으로 해보기로 했다. 


그랩 사용은 간단하다.


1. 그랩 앱을 설치한다.

2. 현재 지역으로 자동 설정된다.

3. 안내에 따라 셀카를 찍는다.

  - 여성이 불안하다면 아이들이나, 남편 사진으로 찍어도 된다.

4. 현재 위치는 자동 설정된다.

5. 목적지를 찍는다.

6. 콜을 부른다.

7. 현금을 지불한다.

8. 무슨 그랩 카드라던지, 페이를 요구하는데 무시해도 된다.

9. 그랩은 초기 부르는 비용이 끝이다. 막히던 돌아가던 무조건 그 비용이다.

10. 탑승객이 4인이면 요금을 조금 더 내더라도 큰 차를 불러라. 큰 차 클릭이 있다.


그랩 화면이다. 7링깃 정도면 탄중토공에서 거니플라자로 간다. 그랩은 정말 저렴하다.


그랩 기사님이 오셨고, 우리는 거니플라자에 갔다. 거니플라자는 거니파라곤과 함께 이 지역 최대 쇼핑몰이고, 두 개는 붙어있다. 거니플라자와 거니파라곤은 자주 가는 곳이니 따로 작성하려고 한다. 거니플라자 지하 쇼핑몰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쇼핑몰을 한번 둘러봤다.




그리고 우리는 드디어 호커센터에 갔다. 거니드라이브 호커센터가 근처에 있을 줄 몰랐는데, 기다렸던 호커센터가 근처에 딱 있었다. 호커센터에 가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는데, 동남아에서 가장 가고 싶었던 호커센터가 근처에 있다는건 개꿀이었다. 거니플라자에서 걸어서 1분 거리다. 여기가 거긴가하면 거기가 거기다. 바로 옆에 있다. 이름은 거니드라이브 호커센터다.


드디어 제대로 된 음식을 먹어본다. 기대 만발이었다. 동남여 여행 경험이 있는 미니가 먼저 반응했다. 미니는 바로 차꿔띠아오와 완탄미를 주문해왔다. 지나고보면 이 두 개 음식을 각 50그릇씩 먹은거 같다. 가장 맛있다. 케이시의 워너비인 사떼도 주문했다. 닭, 양, 소고기 등을 꼬치로 만들어 숯불에 구운 요리다. 한 꼬치에 1링깃~1.5링깃 정도이니 20꼬치를 주문했다. 준이가 페낭에 오기 전부터 꼭 먹고 싶어하는 것이 두 가지 있었다. 하나는 코코넛, 하나는 두리안이다. 호커에 코코넛에 빨대 꽃아주는게 있다. 역시나 한번 먹고 다시 먹지 않는다. 또 내 몫이다.


차꿔띠아오와 떼오. 떼오는 달달한 국민 차다. 1.5링깃 정도 한다.
완탄미. 대존맛이다.
이것이 바로 사떼. 소스도 항상 같이준다.


정말 동남아스러운 식사를 했다. 오늘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는 우리 둘째 준이가 호커센터에서 음식을 거의 먹지 않았다. 분명 배고플 시간인데, 배부르다고 한다. 진짜 배부른가 했더니, 다른 호커센터에 가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 의외로 우리 준이가 왕자였던 것이다. 


사실 약간은 지저분한 환경에, 무지 덥고, 파리도 날라다니는 곳에서 식사하는게 쉽지 않지만, 이런 곳에 여행 온 이상 우리에게는 최고의 식사자리였다. 먹성 좋은 미키와 케이시만 개이득이었다. 목이 말라 수박주스와 물을 사고 식사를 마무리 했다. 그 때 케이시가 한마디했다. 차꿔띠아오 하나만 더 먹어도 될까요? 이미 두 접시를 드신 상태였다. 그만합시다.


호커센터 Tip.

- 아무데나 앉아서 먹고, 그냥 가면 된다.

- 음료를 꼭 주문해야한다. 음료를 주문해야 그 사람이 나중에 먹고 난 자리를 치워준다.

- 음식 값은 저렴하지만, 양이 적다. 1인 당 3접시는 먹어야한다.


다시 그랩을 불렀다. 이제 그랩 부르는게 두렵지 않다. 꼭 이런 마음 가졌을 때 이상한 일이 생긴다. 그랩 기사가 상당히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마스크 안썼다고 3분도 넘게 떠들고, 내내 구시렁 구시렁거렸다. 영어만 잘헀다면 쌍소리 좀 퍼부었을텐데, 아쉽다.




객실로 돌아와서 미니가 또 한번 용기를 냈다. 그랩으로 음식 시키기. 여기는 카드가 없어도 현금으로 아주 잘 돌아간다. 그랩으로 주문하고 현장에서 현금을 내면 끝. 부담이 하나도 없다. 아파트 1층으로 내려가서 받아와야한다. 모든 아파트에 경비가 있고, 키로 들어와야하기 때문에 그랩기사가 출입할 수 없다.


쉽다. 세상 쉽다. 그냥 뭐 아무것도 없다. 시켜놓고 가서 현금 주고 받아오면 끝!!


배달비 3링깃 정도면 무엇이든 온다. 보통 2링깃이다. 스벅 커피 한잔도 2링깃 배달비만 주면 바로 온다.


우리는 만두를 시켰고, 케이시는 자고, 미니와 준이와 나는 아주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편하고 쉽게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것을. 우리는 앞으로 그랩이다. 


이렇게 간단한 봉지에 온다. 정말 봉지를 많이쓰는데, 심지어 안에 티도 플라스틱 컵이 아니라 봉지에 넣어있다.




아. 넷플릭스는 말레이시아 버전으로 나온다. TV에 넷플릭스가 나온다고 해도, 안되는 방송도 많고, 한국자막이 없기도 한다. 축구는 아예 못보게 생겼다. 티빙, 스포티비,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가입해놓은 모든 것이 안된다. 넷플릭스만 되는데, 그마저도 나오는 방송이 한국과 다르다. 나는 솔로도 없다. 너무 아쉽다.


밤 늦은 시간까지 우리는 다음날부터 가야할 곳들을 조사하고, 공부했다. 이러한 시간이 소중한 줄을 모르고, 무언가 미션이 주어지면 그건 또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내일은 깡통 고기뷔페에 가기로 하고, 다른건 나중에 정하는 걸로. 실질적으로 여기서 살았던 오늘 하루가 지나간다. 여기 저기 안부도 전한다. 모두들 반가워하고, 페북에도 많은 댓글이 달려있고.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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