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국요리는 갈비탕으로
금요일 저녁 퇴근길, 여느 때처럼 역 앞으로 마중 나와준 신랑에게 참새처럼 미뤄두었던 대화를 나누며 집으로 가던 어제는 늘 가던 집 방향이 아닌 다른 길로 가는 신랑에게 "어? 어디로 가는 거야?"라는 질문을 했더랬다. 그 전날 저녁, 흘러가는 말로 '떡볶이 먹고 싶었는데'란 목소리를 기억했는지 "네가 말했던 그 떡볶이 맛있다던 그 가게 가서 떡볶이 사 오려고"라는 대화가 이어져왔다. 가게 문이 닫힌 걸 보고 '내가 집 가서 밥 할게. 내가 하면 금방 차리니까'라고 말을 했더니, 신랑은 아침 출근길부터 이상하게 몸이 피곤하다던 나를 기억했는지, '오늘 저녁은 그냥 사 먹자'란 제안을 해주었다. 때마침 새로 입주한 신혼집 근처에 지나갈 때마다 사람이 많아 궁금했던 닭갈비 집이 기억나 차를 주차해 놓고 걸어가서 밥을 먹고 집에 들어가자는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식당에서 먹어 본 닭갈비는 왜 사람이 항상 많은지 이해할 수 있는 식당이었다. 여느 닭갈비 식당과 다르게 닭모래집 사리가 있어 추가한 사리가 신기하게도 부들부들하니 참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덧붙여 닭갈비에 함께 나온 떡사리도 떡볶이를 먹고 싶었던 마음을 잊게 할 만큼 맛있었다.
식당에서 밥을 먹은 후 집에 와 잘 준비를 하며 집에서 영화 한 편을 함께 시청하며 또 언제 잠들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일어나 또 다른 주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돌아보니 이번 주중은 우리 부부, 서로가 피곤해도 이틀에 한 번꼴로 영화 한편씩을 시청하며 잠이 들었던 것 같다.
어제 먼저 퇴근한 신랑이 미리 빨래며 바닥 물걸레질이며 화장실 청소 등을 해줘서 비교적 느긋하게 주말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습관적으로 청소기만 한번 쓱 돌려봤지만 청소를 깨끗하게 해 준 신랑 덕분인지 먼지가 없이 깨끗했다. 요번 주말 아침은 신랑은 직장 동료의 결혼식이 있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나는 집에서 쉬면서 다음 주까지 냉장고를 든든하게 채워줄 수 있는 밑반찬 몇 개를 미리 만들어볼 수 있었다.
첫 번째 반찬으로, 어묵볶음을 만들어 보았다. 원래는 밑반찬용 볶음반찬에 주로 많이 쓰이는 간장인 진간장을 베이스로 간을 맞추곤 했는데 이번엔 냉장고에 있는 굴소스로 간을 맞춰보았다.
당근과 다진 마늘을 넣어 간단하게 한껏 만들어 볼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오징어젓갈이다. 오징어젓갈을 한통 구매해서 냉동실에 잘 보관해 둔 것이 생각이 나 먹을 만큼만 소량 꺼낸 후 들기름, 편마늘, 깨소금 등 양념을 추가해 무쳐준 후 냉장실에 소량 보관해 두었다. 오징어젓갈은 많은 양을 구매하게 됐을 때 냉동실에 얼려서 보관 후 그때그때 먹을 만큼만 소량 꺼내 냉장실에 놓고 먹으면 비교적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음식 중에 하나이다.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더욱 고소하고 감칠맛 있게 먹을 수 있도록 갖은양념을 추가해 무쳐보았다.
세 번째 반찬은 데친 브로콜리이다. 슈퍼푸드로 손꼽히는 브로콜리는 다른 음식에 활용할 수도 있지만 가장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으로 끓는 물에 살짝 데쳐 한 김 식힌 후 냉장실에 보관하여 그때그때 초장과 함께 먹는 방법이 있다. 특히, 브로콜리를 삶을 때는 심이 두꺼워 비교적 데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줄기 부분을 먼저 끓는 물에 익힌 후 잎 부분을 데쳐주면 아삭아삭하게 잘 데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데친 브로콜리를 한입 먹기 좋게 자른 후 반찬통에 담아 냉장실에 보관해 보았다.
네 번째 밑반찬으로는 견과류 멸치볶음을 만들어보았다. 집에 한 봉지씩 소분되어 판매되는 견과류 제품이 있었는데 두 봉지를 뜯어 볶음용 멸치와 함께 볶아주었다. 특히, 멸치볶음을 만들 때 잘 달궈진 프라이팬에 마른 멸치와 견과류를 한번 볶은 뒤에 기름을 둘러 갖은양념을 넣고 볶아주면 멸치 특유의 비린내를 잡을 수 있다. 냉장고에 있는 들기름을 넣어 한껏 볶아준 후 깨소금으로 마무리해 주었다.
마지막 다섯 번째 밑반찬으로는 감자채볶음을 만들어 보았다. 앞서 사용했던 굴소스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이번에는 진간장을 베이스로 해서 채 썰어놓은 당근과 감자를 볶아 간편하게 만들어 보았다. 감자채볶음요리는 양념만 미리 해둔다면 볶을 때 감자 익는 시간에 맞춰 반찬이 완성되는 비교적 간단한 반찬으로 손꼽을 수 있다.
마지막 국요리로 오늘 저녁 신랑과 함께 먹을 갈비탕을 만들어보았다. 사실 갈비탕은 완제품을 끓여 먹는 수준이라 직접 양념을 하고 갈비를 삶는 수준에 요리로 표현하긴 애매하지만, 냉동실에 있는 갈비탕 한팩을 미리 전날 냉장실에 해동을 해놓고 냄비에 한껏 끓인 후 대파를 썰어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