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짓는 사진장이 Feb 01. 2024

좋은 재료에 어머니 손맛 담은 정읍 <두승산콩마을>



'두부돌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나는 두부요리에 대해 아주 매우 많이 진심인 편이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듯이 아주 어릴 때부터 두부 요리를 즐겨 먹어온 영향 아닌가 싶다. 그만큼 두부 요리에 관한 한 입맛이 까탈스러운 측면도 있는 편이다.


어린 시절, 우리 집 근처에 두부공장이 하나 있었던 덕분이다. 그곳에선 두부를 만들다 모서리가 살짝 깨진 제품 등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것들을 동네 사람들에게 헐값에 팔곤 했는데, 덕분에 우리 동네 어머니들은 넘쳐나는 두부를 알뜰히 소비하기 위해 정말 맛나고 다채로운 두부 요리들을 가족들에게 선보이곤 했더랬다.



정읍시 용계동에 위치한 <두승산콩마을>을 마주한 순간 나는 문득 예의 두부공장 근처에 살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풍부한 재료들을 바탕으로 두부 고유의 맛을 십분 잘 살려 만들어 낸 순두부찌개며 청국장백반이 어린 시절 자주 먹었던 어머니의 정겨운 손맛을 연상케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름난 두부 요리 전문점들처럼 비주얼이 화려하거나 그 맛이 강렬하고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한 입 두 입 떠먹다 보면 깊은 맛이 느껴지면서 몸 깊은 곳으로부터 저절로 건강한 맛임을 느끼게 만드는 그런 맛이라고나 할까. 건강한 맛이 어떤 거냐 궁금해하는 분들이 분명 있을 텐데, 그건 말로 표현하기보다는 일단 먹어보면 안다고 설명하고 싶다.


왜 그런 맛이 날까 곰곰 생각해보니 그 이유는 이 <두승산콩마을>이라는 음식점 구성원들 면면이 장사꾼이라기보단 농촌 어머니들이라서 그런 것 아닐까 하는 판단이 들었다. 음식점 이름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이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기업' 형태로 공동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보니 장사꾼 마인드가 아니라 어머니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었을 거란 얘기 되시겠다.




<두승산콩마을>이 첫발을 내디딘 건 지난 2012년이라고 한다. 행정안전부 희망마을만들기 사업과 2017년 농식품부 슬로우푸드 공모사업에 선정돼 10억원의 사업비로 콘 가공시설과 마을식당, 체험센터를 조성하면서부터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마을주민들을 중심으로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한 뒤 정읍 지역 콩으로 만든 콩국수와 순두부, 청국장 등 요리를 개발했고, 두부와 콩물, 두부과자 등 가공식품들을 만들어 판매하는 한편 마을식당 운영을 통해 정읍산 콩 요리를 여행객들에게 선보인 게 그 출발점이었다.


평균 연령 70~80대에 달하는 어머니들이 담아내는 넉넉한 인심과 깊은 손맛은 이내 입소문과 SNS 등을 타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정읍 지역에서 직접 재배한 국산 콩과 마을 주민들이 직접 농사지은 믿을 수 있는 농산물들이 그 넉넉하고 깊은 손맛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면서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은 맛집이라고 소문이가 나서 더더욱 여행객들로부터 각광받게 됐다.




이런 대중적 인기와 성공에 힘입어 <두승산콩마을>은 지난 2121년에는 제8회 행복 농촌 만들기 콘테스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큰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1,994개나 되는 마을들이 참여한 가운데 마을 만들기 부문 소득과 체험 분야에서 최고점수를 획득하면서 상금만도 무려 3천만원에 달하는 큰 상을 수상한 거다. 그만큼 콩을 주제로 한 마을기업 사업이 남다른 경쟁력을 갖췄다는 반증일 거였다.



<두승산콩마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을 하며, 오후 2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는 브레이크타임을 운영한다. 매월 첫째, 셋째 화요일은 정기 휴무이고, 다가오는 설명절 연휴 기간 2월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은 영업을 하지 않는다. 좌우로 논밭이 펼쳐진 길을 지나 농촌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한적한 위치라 주차할 공간은 넉넉한 편이다.


#두승산콩마을 #정읍두부요리맛집 #정읍순두부맛집 #정읍어머니손맛맛집 #정읍추천맛집 #글짓는사진장이 #사람이있는풍경 #캘럭시폰카

이전 15화 '혜자스러워' 현금내고픈 맛집, 전주 <월드컵식당>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