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 아들의 사춘기
아들은 그날 이후
더 이상 거친 태도로
사춘기를
보내지 않았다.
어깨가 더욱 펴진 듯 보였고
당당히 스스로의 성장기를
본인의 힘으로 헤쳐갔다.
그러다
답답한 문제나
고민되는 일이 생기면
나에게 대화를 요청했고
우리는 두 시간도 세 시간도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이 편안해지거나
마음을 다잡는 시간을
함께 했다.
그렇게
아주 가끔
아들은
인생선배로써
엄마의 의견을 묻는
진지한 노크를 먼저 해왔고
그럴 때만 나는
마음을 다해
아들의 이야기에
좀 더 나은 해답을 찾도록
안내했다.
그렇게
아들은
몸도 정신도
커가며
여러 경험을 선사해 주었고
나는
사춘기 이후로
아들에게 정신적으로
한 인격체로서의 분리를
준비했으며
성인이 되어
해병대를 선택할 때도
본인의 진로를 선택할 때도
그의 선택에 지지를 보내며
오늘에 이르렀다.
아들의 사춘기를
지날 때부터
나는 아들을
귀한 손님처럼 대했다.
귀히 생각하지만
남처럼
손님처럼
적정선을 유지하며
지내다 보니
서로에 대한 존중이
자연스러워졌고
모든 현실적인 훈육도
대화의 질을 높여
대하려다 보니
간혹 어려운 문제가 생겨도
감정적으로 서로를
상하게 하지 않았다.
결국은
엄마인 나를 떠날
아들의
성년의 시간을 위해
부모로서 할 수 있는
나름의 성찰의 행동이었다.
사춘기를 지나자
아들은
여러모로 멋진 모습으로
성장해 나갔다.
이제 내가 엄마로서
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삶에 응원을 보내며
기도로써 사랑을 전하며
조금 멀리서 지켜봐 주는 것뿐이다.
그의 삶에
경계 없는 진심으로
축복의 마음을 전하며
언제나 스스로의 행복을
지켜낼 줄 아는
여여한 인생을 살아가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