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겨울아침

-

엄마 떡국 끓일게요

현미떡은 미리 물에 담가두고

폭신하게 만든 계란지단에는 정종 한수푼 참기름 한수저를 넣어 잡내를 없앤다.

요즘 엄마가 너무 당근을 많이 드시는 것 같지만 그래도 고명으로 올려 색을 내었다.

엄마가 조선간장에 양념해 둔 한우양지살은 국에 넣지 않고 따로 반찬으로 담았다. 그래도 엄마가 몇 점 드시니 역시 양지살은 한우가 풍미롭다.

물빛은 불쑥 식탁에 올라왔다.

고기 냄새를 맡았는지 코를 날름하고는 요즘 좋아하는 와인셀러 위에 올라가 엄마를 살핀다.

닭가슴살 한 캔을 내어줬더니 국물만 쪽쪽 하려고는 아침햇살 아래 누워있다.

국물의 계절이 돌아왔다.

아침부터 뜨근한 국물 먹을 생각에 설레며 잠을 어보니

그리운 겨울이 돌아왔다.

작가의 이전글 서른 즈음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