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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임복 Mar 09. 2024

나의 휴대용 글쓰기 도구 유랑기

다시 대충 끄적이다 - 비 생산적 글쓰기

#비생산적 글쓰기 


끄적이는 것을 좋아한다. 그것도 작은 무엇인가를 들고 다니면서 적는게 좋다.

이런 변태적인 습관 덕분에 대학생때에는 PDA 를 가지고 다녔고, 아마 셀빅이었나. 한참 동안 가벼운 키보드를 찾다가 돌돌말이 키보드도 가지고 다녔다.

타격감은 최악이었지만 휴대성은 최고였던 제품이다. 물론 손은 쉽게 피로해졌다.

이걸 알면 아재 인증



다음 타겟은 umpc 였다 작고 가벼운, 당시 유행처럼 번졌던때라 고진샤 제품과 삼성의 제품등이 유명했고 이거다! 하면서 삼성제품을 구매

덕분에 들고 다니며 카페에서 틈틈이 글을 썼고, 첫번째 책도 출간할 수 있었다.

진짜 오래된 제품 Q1 - 어디에 있을까...


시간이 흘러 스마트폰의 시대가 되니. 접이식 키보드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키보드를 접는다? 어디든 가지고 다닐 수 있겠는데??

그렇다. 우리는 언제나 실수를 반복한다.

키보드를 접어서 가지고 다닐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제 어디서나 촥 펼치고 쓸 수 있겠는가.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는 제품이 나왔으니 노트북이다.

(그럼 노트북을 쓰지,,,, )

미니 노트북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나를 구원한건 테블릿이다.


영롱한 자태. 언제 어디서나 스윽. 스티브잡스가 최악이라 말해던 스타일러스 없이 화면의 가상 키보드를 손가락으로 두들기는 내모습. 아이패드와 나 사이에 거추장스러운 플라스틱 자판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내 손가락으로 액정의 열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순간. 알게 됐다.

아.. 더럽게 불편하네...


결국 일체형 키보드를 구매. 애플 역시 이 점을 잘 알았던듯 아주 비싼 키보드 케이스 일체형을 팔았다. 당연히 구매. 일년도 안되어서 내구성은 엉망이 되었고, 놀랍게도 보상이 가능해서 새걸로 교환받았다.


다음 2세대 제품에서 구매한건 서드파티다. 무엇보다 타건감이 좋아야했다. 내 선택은 로지텍. 스마트 폴리오. 무겁다는 이야기에 각오는 했으나. 와... 아이패드 12.9 인치에 로지텍 케이스는 노트북 무게다. 이것저것 다 포기하고 엘지 그램을 사는게 낫다. 그런데 그램은 펜슬이 안되자나?

이름은 스마트 폴리오였던것 같은데...


그렇게 몇 년을 들고 다니다 안 되겠다 싶어. 다시 블루투스 키보드로 돌아왔다 애플이라면 뭐니뭐니해도 매직 키보드다. 매직 키보드를 들고 다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없다.

휴대용 가방을 만들었다. 이로써 키보드를 가지고 다니기 위해 나는 가방과 아이폰을 들고 다녔다. .... 배보다 배꼽이 훨씬 커졌다.


안되겠다. 접이식 키보드를 샀다. 오? 나를 놀라게 만들었던 엑스폴딩. 접이식 키보드의 가장 큰 단점을 개선해서 양쪽에 v 모양으로 벌어져 인체공학적이고 오타도 적었다. 정말 많이 이 제품으로 일을 했다.

https://youtu.be/Nk0B6-eTzOk?si=AU6y1E2jomV-6uZt

오랜만에 찾아보니 이 제품 리뷰했던게 5년전이었네...

하지만 다시 다가온 지름신


지르면 편해... 속삭임에 몇 년을 참았다가 구매한 아이패드 미니 6. 정말 이건 승리다.

아이패드 미니 5를 참고 참고 또 참은 이유는 애플펜슬 2세대와 호환되는 제품을 사겠다는 기다림이었다.

아이패드 미니는 완벽한 글쓰기 머신이었다. - 지금도 아이패드 미니로 작성중.


문제는 또 다시 키보드다. 접이식 키보드는 좋으나 어디든 안정적인 장소에서만 펼치고 글을 쓸 수 있다. 내가 글을 쓰는 스타일은 정말 언제 어디서나 전투적이다.

이동하면서 지하철에 앉으면 글을 쓰고, 심지어 기다리는 동안에도 글을 쓴다.

이렇게 무언가를 두드리기 위해서는 단단하게 고정되는 제품이 필요했다.


구세주가 등장했다. 우리의 애플은 어떤 이유에선지 아이패드 미니용 전용 키보드를 출시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중국. 알리 친구들은 우리의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수많은 전용 키보드 케이스가 등장했고 당연히 나는 신중하게 일주일을 고민후 스위블 - 액정을 돌려서 사용도 가능한 제품을 구매했다.

https://youtu.be/1AW53fiYyjc?si=AkUTTj5y-OJjmTik

이건 1년 됐네

지금까지 산 제품중 가장 만족한 제품이다. 물론 지금처럼 10분 이상 글을 쓰면 전완근이 끊임없이 자극된다. 이러다 손에 쥐가 날 것 같지만 어차피 오늘 해야하는 운동에서 전완근을 썼다고 생각하면 마음에 위안이 된다.


무게는 2배로 늘었지만 그만큼 정직하게 다양한 상황에서 글을 쓸 수 있다는것은 매력적이다. 그래서 지금도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때면 어김없이 아이패드 미니와 키보드 케이스 조합을 택한다.


지름은 끝이 없던가. 언젠가 보았던 스쳐지나갔던 제품이 어느날부터 계속해서 페이스북을 타고 보였다. 글쓰기를 위해 최적화된 전자잉크 기반의 글쓰기 도구. 프리 라이트 트래블러스. 전자 잉크 기반이라는 것도 설레이는데 - 갑자기 눈이 아프기 시작했다. 편안한 전자잉크로 글을 쓸 수 있다고? , 키보드 타격감도 거의 풀배열이다. - 그렇게 보이기 시작했다.

딱 예쁘게 생겻다. 글이 잘 써지게 생겼다.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다


글쓰기만 될뿐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되지 않는다.  온전히 글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도구다. (물론 이걸 사도 아이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할거라는건 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잠재운건 금액이었다. 499달러 OTL.. 

한화로 65만원이 넘는 금액.

냉정하게 생각하면 갤럭시 탭 이전 버전을 살 수 있는 돈이다. 이전 버전을 사서 키보드 케이스를 씌운 후 글쓰기 앱만 까는것과 같다. 생각해보면 나는 아이패드 미니로도 글을 잘 쓰고 있지 않았던가.


그러다 제미니 PDA 를 발견했다. 제미니? 요새 구글 때문에 '제미나이'라고 부르는데, 제미나이 전용인가?

와. 너무 예쁜데

보자마자. 이거다. 싶었다. 가격은 40만원대. 

오우... 너무 괜찮은데 2018년 인디고고 펀딩 제품. 오래되기도 했고 중고 매물도 없다. 공홈에서 판매하는데 저 가격은 좀... (당근에 알람 걸어놨다.)


그냥 휴대용 키보드만 괜찮은걸로 바꿔볼까? 

엑스폴딩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렸고(마침?) - 요즘에 충전도 가끔 문제고 - 허전함을 채우고자 구매한 엘지의 롤리 키보드는  아이패드와 연결시 화상 키보드가 사라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안 고쳐져...)


그래. 키보드를 사자. 제미니 pda 가 매력적이지만 중고로 나오지도 않고, 프리 라이트는 분명 후회하게 된다. 그걸 사는 순간 아이폰.  아이패드. 프리 라이트 세 개를 들고 다니리라.


지금 눈에 들어온 키보드는 avatto 의 접이식 키보드다. 가격은 2만원 후반으로 적당하고, 키 배열없이 쪼개지지 않는게 매력적이다. 

참 좋아보이네


그런데 왠지 안 살 것 같고. 나는 프리 라이터를 검색하고, 제미니 PDA를 검색하고, 그렇게 지낼 것 같다. 

결국 노트북으로 글을 쓰겠지. 

간만에 비 생산적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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