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리 국립공원 탐험을 마치고 다음날, 피나클스 사막이 있는 남붕국립공원을 향하여 남쪽으로 이동하였다. 자동차로 약 4시간가량 걸렸는데 새벽 동트기 직전에 출발하였더니 가는 내내 시시각각으로 하늘빛이 달라지는 멋진 일출을 볼 수 있었다.
피나클스 사막이 있는 남붕국립공원에 들어가기 전에 점심 식사할 곳을 찾아 근처에 있는 세르반테스 시내로 들어갔다.먼저 다녀간 사람들의 여행기를 보면 왜 다들 피나클스 사막에 가면 이 식당에서 식사를 할까 싶었는데 레스토랑이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구글맵에도 다른 식당이 거의 안 나와서 동네 사람에게 물어보니 알려주는 식당이 바로 여행 준비할 때 블로그에서 많이 보았던 ‘Robster Shack’이었다.
선택지가 없는 점심식사였지만 예상외로 너무 괜찮았다. 분위기도 정말 시골 바닷가 펍같았고 해산물은 너무 싱싱했다. 잘 모르고 시킨 새우 바스켓이 나왔을 때 이걸 어쩌나 싶었는데(새우 껍질 언제 다 벗겨서 애들 먹이나 싶어서) 그냥 미리 익혀둔 차가운 새우 같은데도 너무 싱싱하고 맛있었다. 비싸긴 하지만 랍스터 전문점이니 작은 랍스터도 시켜 먹었다. 바다의 하이에나인 난폭한 갈매기들이 언제 사람들이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나 매섭게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여유롭게 식사를 마치고 피나클스 사막으로 갔다. 가는 길은 지금까지와 별다를 바가 없는 경치라서 주차장에 차를 세울 때까지도 사막이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사막이니까 더울 거라고 생각하고 가장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려고 노력했는데 알고 보니 차를 타고 사막을 둘러볼 수 있는 길이 따로 있었다. 차로 둘러보다가 원하는 곳에 주차하고 사진을 찍을 수도 있었는데 우리는 몰랐기에 열심히 걸어서 사진을 찍고 구경을 다 한 뒤에 다시 차를 타고 한 바퀴 둘러보았다.
그렇게 마주한 피나클스 사막은 마치 다른 행성에 발을 디딘 듯한 느낌이었다. 파란 하늘 아래 노란 사막과 그 위에 솟아있는 바위들. 어제의 칼바리 국립공원도 그랬지만 처음 경험해보는 대자연의 신비로운 모습이었다. 태초의 광활한 자연의 모습을 접한 것 같은 너무나 인상적인 광경은 오랫동안 기억이 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