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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영 May 02. 2023

흔적

사진 산문집

나와 술을 마신 그날 새벽에 친구의 형제가 죽었다.


연락을 받았을 때에는 전날의 숙취로 회사에 지각할 위기였고, 전철을 타고나서야 아침에 온 문자를 확인했는데 

문자는 이러했다.

“우리 형 하늘나라에 보냈다..”


밀린 업무를 급하게 마무리하고 새벽시간, 보라매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중학교 때부터 어울려지내던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 조문을 했다.

친구는 어제 보다 늙어있었고 나는 열없게 눈물이 났다.

간단하게 상황을 듣고 망인 보다 어린 내 친구가 상주로 맞절을 했다.

영정 사진 속 친구의 형제는 친구의 나이보다 앳된 시절의 사진이라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이제 외롭다 소리 없이 말하던 사람은 사라졌고 아버지의 눈 수술과 부도난 공장과 부어버린 몸뿐이다.

친구의 형은 바다장을 한다 했다.


유달리도 비가 많이 오는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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