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여백을 채우는 방법

by 이기적이너피스

가끔은 난 너무 나의 취미에 천착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전부터도 새로운 취미가 생기면 끝을 봐야 직성이 풀리는 거처럼
단기집중력을 발휘해서 열심히 하는.

요즘의 나의 취미는 코바늘 뜨기니까,
또 열심히, 잠시라도 손에 쥐지 않으면 불안증이 생기는것마냥
그렇게 지내고 있다.

나의 친한 언니는 새해들어 한달에 몇권은 꼭 책을 읽겠다는 다짐을 하고
그 다짐을 착실히 실행중이고,
지난해 부터 운동에 심취한 동생은
새해에도 열심히 운동중이다.

지난해 김미경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며 나도 공감했던 부분 중 하나는
엄마도 엄마의 자존감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것.
바로 그것이 취미이다.
취미이면 참 다행이고 감사하다. 사실.

학교다닐때 친구들이나, 주변에 아이들 친구 엄마들 중에는
취미가 없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시간은 여백이 없이
오롯이 아이들의 스케줄과 생각으로 꽉 차있다.

물론 엄마란
아이들을 잘 키워내는 사람이어야 하지만,
엄마가 아이들을 잘 키워낸다는 건
아이들이 잘 크도록 기운을 북돋우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내가 그 기준에 부합하는 건 아니라는 부끄러운 사실은 나도 인정하는 바.

결혼이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두사람이 만나야 잘 살수 있는 것처럼,
나는 육아도 엄마가 잘 사는 모습을 보이고,
아빠가 잘 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은 관계와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엄마의 일상에 여백이 없이 아이들만으로 꽉 차 있다는건,
나의 기준에서는 아이들에게도 불행하고,
엄마자신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그 여백이 나를 위한 것이어야 하는데,
아이들로 채워지면 아이들의 일에 일희일비 하게 되기 쉽다.
또 아이들은 자신이 엄마의 전부라는 사실이 얼마나 부담스러운가.

아이들이 잘하고 잘 못하고가 엄마의 기분과 일상에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엄마 스스로의 자존감이 단단한 상태면 그런 것은 잠깐 지나는 바람일수 있고,
그러니 아이들에게도 너그러울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아이가 엄마의 전부인 경우, 엄마는 무너진다.

아이들에 대한 지나친 관심에서, 그리고 모성애로 포장된 속박에서
엄마가 아닌 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잠깐의 여유.
그 여백을 채우는 방법이 다 나름 필요하다.

나에게도 아이들이 전부인 시절이 있었다.
방긋 웃어주면 그것으로 하루가 무지개빛 같았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도 크고, 생활이란 삶이란 그런 순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애정의 총양은 같지만 이젠 그것이 다른 모양으로 발현된다.

무슨 근거없는 낙관론인지 모르겠지만,
엄마가 너무 뜨개질에 매진하고 있어도,
너희는 잘 크고 있다는 믿음.

엄마는 뜨개질을 할테니 너는 공부를 해라 는 아니지만,
아이들로부터 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다들 하나쯤은 갖고 있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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