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은 알고 보면 메소포타미아 시대, 로마 시대에도 기록이 있을 정도로 굉장히 오래된 질병이라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나폴레옹도, 도스토예프스키도, 고흐도 모두 뇌전증 환자였다는 사실을
아이가 아프고 나서야 알았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암처럼 정복되지 못하고 있고,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고통받고 있다.
현재 나와 있는 약들은 경련을 억제하는 약이지, 치료해주는 치료제가 아니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들은 약의 부작용을 떠안고 맞는 약을 찾을 때까지 이 약, 저 약을 먹어보는 수밖에 없다.
우리 아이 또한 그랬고, 결국엔 맞는 약을 찾지 못해 케톤식이 치료까지 하게 된 것이다.
케톤식이 치료를 시작하고 이런 저런 교육을 받고, 자료와 책들을 찾아보면서 알게 된 이름이 있었다.
바로 '찰리'다.
1994년, 미국에 살고 있던 찰리라는 아이는 약으로도, 수술로도 매일 이어지는 경련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 케톤식이 치료를 시작했고, 아이는 일주일 만에 경련을 멈추었다고 한다.
찰리의 아버지는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재단까지 설립했고, 찰리의 이야기를 영화로도 제작했다.
(97년에 개봉한 영화 제목은 <사랑의 기도: 아들을 위하여>이고 메릴 스트립이 출연했다)
그 이후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많은 병원에서 소아 뇌전증 아이들의 케톤식이 치료가 시작되었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하고 있는, 많이 알고 있는 키토제닉 다이어트 또한 여기에서 왔다.)
그렇다면 그때 그 찰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94년도에 3~5살쯤이었다면 지금은 30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의 나이가 되었을 텐데...
너무 궁금해서 찰리재단을 찾아보았다.
다행히 구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찰리재단은 지금도 운영중이었고, 그곳에서 찰리의 소식을 볼 수 있었다.
5년간 케톤식이 치료를 받았던 찰리는 아무 증상 없이
아주 건강하게 현재 마음껏 먹으며 아이를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이 되어 있었다.
정말 다행스러웠다.
우리 아이도 언젠가는 찰리처럼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으며 건강하게 살 수 있었으면...
찰리처럼 또 다른 아이들의 희망이 될 수 있었으면...
아이랑 함께 조금 더 힘을 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