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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엄마 Feb 20. 2023

다시 찾은 보통의 날

케톤식이의 기적

아이가 퇴원을 하고 집에 온 이후

매우 바빠졌다.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직접 해먹여야 했기 때문이다.


매끼마다 아이가 먹는 채소, 고기, 오일류까지...

하나하나 전부 중량을 재야하고

남김없이 먹어야 한다.

말이 쉽지 보통 일이 아니었다.

케톤식이를 시작하고 쉴 틈 없이 만들어 먹였던 것들

나는  끼 만들어 먹이면 다음 먹일 요리를 고민해야 했고,

아이는 기름진 음식에 부족하면 오일까지 마셔야 했다.

오일 종류도 여러 가지라 이가 잘 먹을 만한 오일을 찾기 위해 이것저것 사서 먹여보다.

호두 오일과 들기름, 참기름은 그냥 먹는 걸 힘들어했고

그나마 아보카도 오일과 병원에서 추천한 MCT오일은

먹을 만 한지 그냥도 꿀꺽 잘 먹어주었다.

요리와는 거리가 멀던 나는 매끼를 만드는 게

무척 부담되고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잘 먹어주는 아이를 보며 힘을 냈다.


그리고 하루이틀...

집에 돌아와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의 증상이 점점 줄어들다.

일주일 정도 지났을까. 

모든 증상들이 깨끗이 사라졌다.

입원 전까지만 해도 약 부작용으로 인한 멍해지는 증상과 움찔대는 증상, 이따금 부분발작까지 있었는데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을 만큼...

모든 증상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1년 동안 악화만 되어 일상생활이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였는데

단 이주일 만에 보통의 날 되찾다니...

그야말로 케톤식이의 기적이었다.


악화만 되어가는 아이를 보며...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 걸까...

죽어야 끝나는 걸까...

암흑 속을 걷던 게 불과 이주일 전이었는데

다시 보통의 일상을 되찾 것이다.

아이가 다른 아이들처럼 마음껏 아무거나 먹을 수 있는

자유 빼고는 말이다.


약으로 경련이 잡힌 아이들은 최소 2년 약을 먹어야 하는 것처럼...

약이 아닌 케톤식이로 경련을 잡은 아이는

최소 2년은 케톤식이를 유지해야 한다.

이제 선택의 여지없이 아이의 몸에 무리가 오지 않는 이상 케톤식이 치료를 멈출 수가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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