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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엄마 Feb 19. 2023

케톤식이... 도저히 못하겠어요...

아이는 입원해 케톤식이를 시작했다.

아이에게 허용된 칼로리는 하루 1300칼로리였고

비율은 3:1이였다.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1을 먹는다면 지방은 3을 먹어야 하,

식사할 때마다 무조건 이 비율을 유지해 먹어야 하,

30분 이내로 식사를 마쳐야 한다.


시작 전, 아이에게

이제는 엄마가 주는 것만 먹을 수 있고...

밥과 모든 간식, 과일은 먹을 수 없다고...

왜 이걸 해야 하는지 이야기해주었다.


아이는 자기도 찔하는 걸 하기 싫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본인의 증상을 자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왜 케톤식이를 해야 하는지

설득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는 겨우 일곱 살...

시나 쉽지 않았다.


케톤식이 첫날은 모든 음식이 갈아져 나왔다.

처음엔 잘 먹는가 싶었지만...

단 하루만에 아이는 병원에서 나오는 케톤식을 온몸으로 거부했다.

억지로 한술만 먹여도 토해버렸고

심지어 물까지 거부했다.

하루, 이틀, 삼일...

먹질 않으니 아이의 혈당, 간수치, 마그네슘 수치,

요산 수치가 뚝뚝 떨어져 맞아야 하는 링겔만 계속  추가됐다.


병원에서는 갈아져 나오던 음식을 따로 만들어 주었지만... 역시나 아이는 입을 열지 않았다.

일반식을 먹을 때도 먹이기가 너무 힘들었던 아이였는데...

대접으로 나오는 올리브유 오일과 참기름을

먹을리가 없었다.

먹질 않으니 아이가 쳐져서 힘없이 하루종일 잠만 잤고,

증상도 딱히 줄어드는 것 같지 않았다.


아이가 먹을 수 있는 목록들을 보니 나 또한 가슴이 답답했다.

병원에 도저히 못하겠다 했다.

이러다 아이는 못 먹어 죽을 것 같고, 증상도 나아지질 않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이것밖에 방법이 없다,

최소 3개월은 해봐야 한다고 했다.


나는 아이 아빠와 교대를 해 집으로 갔다.

병원에서 준 목록에서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을 골라

식단을 짰다.

밀가루는 쓸 수 없으니 아몬드 가루를 사용해

쿠키 만드는 방법을 찾아보았고,

지방 성분이 높은 소고기 등심과 삼겹살로 

아이가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한  끼 식단

짜보았다.

퇴원하면 당장 유치원 급식을 먹지 못하니

도시락으로 싸 보낼 수 있는 식단도 필요해 한 그릇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들도 찾아보았다.


그 사이, 병원에서 아이는 조금씩 먹기 시작했고,

아이 아빠는 아이의 증상도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고 했다.

혈당과 마그네슘, 요산 수치들도 정상이 되었고

입원한 지 주일 만에 퇴원을 할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정말이지 신기하게도

하루종일 보였던 경련 증상들이 많이 줄어들어 있었다.

그렇게 아이는 길고 긴 케톤식이 치료를 시작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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