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금만 더 무해하게 살아보기 /
22.01.24
오늘 ebs홈페이지를 둘러보다 <위대한 수업>이라는 프로그램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리고는 최근 방영한 ‘장 지글러의 인간의 길’을 보았다. ‘2강 가난의 얼굴’을 보고는 음식에 대한 나의 태도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혀를 유혹하는 것이 세상의 목적인 것처럼 먹을 것이 넘쳐나는 세상이 아닌가. 그렇게 넘치는 만큼 많이 먹는 것은 또 얼마나 당연한가. 이제는 너무 먹어서 문제라고는 하지만 본능 앞에 이성이 작동하긴 참 더디고, 그럴수록 굶어 죽는 사람들에 대한 소리들은 알아도 모르는 그런 것이었다. 내가 맛이라는 것에 탐닉할 때 지구 반대편, 생명을 유지할 최소한의 영양마저 누릴 수 없는 조건의 아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목숨을 잃고 있었다. 모르지 않았지만 외면한 사실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지 않으니까.
나는 나를 위해 자연스러운 밥상에 소식과 서식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맛에 대한 욕구가 없지 않다. 나는 나름의 적정한 선에서 맛을 쫒고 그것에 중독되고 그러다 후회도 하고 다시 쫒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후회의 이유는 어디까지나 나의 건강을 위함이었다. 보이지도 않는 지구 반대편은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오늘 이 영상을 보면서 ‘꼭 보아야 하는 세계’라고 숫한 경험이 화석처럼 쌓인 노년의 장 지글러가 온 힘을 다해 말하고 있다 느꼈다. 꼭 기억하라고. 그럼 나는 어떻게 기억해야 할까 잠시 생각했다. 나는 이 불평등을 확실히 해결할 수 없다. 내가 한 끼 굶는다고 그 한 끼가 지구 반대편으로 전해지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현실적인 것은 관심을 잃지 않는 것일 거고, 매일의 밥상 앞에서 겸손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제3세계 기아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를 찾아 작지만 기부 버튼을 눌렀다. 작년 한 해 앞날을 모르겠는 가계경제 탓에 끊어버렸던 기부를 오늘 다시 이어 붙였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맛으로 먹고살고 있으니까.
그리고 매일의 나의 밥상에 감사와 애도와 소박함을 잃지 않는다면, 그러려고 노력한다면 그 또한 지구에 덜 해로운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