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박 먹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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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한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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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며칠 비가 와 들러보지 못한 사이일 거다. 호박 넝쿨을 들추는데 양팔뚝을 합쳐놓은 것 만한 크고 길고 울퉁불퉁한 호박이 걸려있는 것이다. 보기에는 맛이 없어 보일뿐더러 속도 비었을지 모를 일이었다. 이렇게 큰 호박은 집에 가져가봐야 냉장고만 차지할듯해, 한마디로 먹기 싫어서, 그런데 썩은 것은 아니라 밭에 버리긴 가책이 들어 텃밭아주머니에게 물었다. 마치 '멀쩡한 호박도 많은데 뭐하러, 먹지마'라는 말을 기다리듯. 

"이 호박 먹을 수 있을까요?"

"속 파고 껍데기라도 먹어야지"

그랬다. 설사 속이 비었데도 껍데기 쪽 살은 퉁실 할 것인데. 비록 비대해지느라 맛은 떨어지더라도 버릴 것은 아니었는데. 아주머니 덕분에 절대 어디 가도 팔지 않을 나의 텃밭에만 있는 못생기고 한 덩치 하는 애호박을 기꺼이 아끼는 마음으로 모셔왔다. 그리고 엄마는 만두를 해 먹으라는 생각지 못한 처방을 주어 입맛 다시며 만두 빚을 날을 고대하고 있다.  23.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