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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희망 Jun 24. 2023

지역소멸, 그리고 청년 인구감소 문제. 근본 원인은?

지역에서 나고 자란 청소년들을 대학에 내보내는 지방들(강원 홍천군 사례)

인구 감소, 지역소멸 문제로 몇 년 전부터 대한민국 전국이 난리다.


서울특별시는 지구가 멸망하기 전까지는 소멸될 일이 없을 거다.


문제는 서울 외 지역들이다.

인구가 정주하거나 이탈하지 않게 하는 여러 가지 조건들의 3박자가 맞지 않는 지역들이 전국에 수두룩하다는 것이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도-농 지역 간 인구 이동으로 인한 농촌 지역의 인구감소와 청년층 유출은 내가 초등학교 시절일 때부터

교과서에서 익혀온 사회 문제였다. 최근 들어 인구감소가 더욱 부각되는 이유는 출생률 감소와 함께 젊은 층들의 생산이 줄어드는 한편, 기존 인구의 노령화가 더 빨리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이 없는 지역은 역동성을 잃고 서서히 쇠퇴해 간다. 젊음이 느껴지지 않는 지역에 사람들의 발걸음은 줄어들고 지역에 남은 사람들만이 머무는 동네가 되어 버린다. 지역이 고립되어 버린다. 죽어가는 지역에 중앙정부의 지원의 흐름도 줄어든다. 그렇게 지역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잃어 가는 것이다.


인구소멸 위기 지역이라고 하는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에서 자란 필자는 그동안 왜 지방정부는 서울이나 다른 도시화된 지역만큼 지역 개발에 힘쓰지 않아 이렇게 큰 지역 간 격차를 만들었나 하고 원망하고 싶다. 그건, 지역 안에서도 서울과 도시에 대한 사대주의와 현재 상태에 안주하는 자세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각계각층의 주민들이 모두 활발히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정말로 주민이 주인처럼 이끌어 가는 지역이 얼마나 될까. 지역의 개발을 만들어 가는 건 보통 지방정부 리더와 그 아래 공무원들이다. 하지만 공무원들 중에서도 '이 지역을 정말 발전시켜 보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임하는 자는 얼마나 될까.  그동안 주민들은 공공의 정책과 제시 방향을 따르는 행동패턴을 보여왔다. 그러니 그동안의 정책적 문제점들이 축적되어 온 것이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시민사회가 끊임없이 의견을 제시하고 창조를 해야 하는데 지역의 혁신에 기여하는 창조물은 청년들의 머릿속에서 주로 나온다. 그래서 서울시가 청년들의 놀이터라고 하는 거다. 청년들이 많으니까 청년들의 시각으로 만들어진 참여 기회들이 많은 거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지역 인구 감소, 청년인구 감소의 근본적 문제는 무엇인가?


인구 소멸과 고령화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인구 6만 7천여 명 규모의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에서 태어나고 자라 초중고등학교를 나와 도시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10여 년 간 타지 생활을 해온 필자의 경험적 통찰로부터 답을 내려봤다.


인구유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는

청소년이 고등교육을 마치고 대학에 진입하면서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 대학 진학은 그 이후의 지위와 신분을 결정지을 만큼 매우 중요하다. 지역의 초중고등학생들은 서울과 수도권의 전국 순위 상위 대학 진학을 최우선의 목표라고 인생의 목표를 주입받고 살아간다. 세상에 나가 너의 꿈을 펼치고 되고 싶은 사람이 되라고 한다.


하지만 동시에 능력을 갖춘 사람이 되어,

청춘이 끝나기 전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고향에 돌아와 지역을 위해 살아가라고 당부해 주는 선생님이나 동네 어른들이 없었다.

  

지역에 직업을 갖기 위한 전제조건인 대학교가 없고

자신의 꿈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직업의 선택지가 한정적이니 타지의 대학으로 나가는 건 필수불가결 하다.


엄마 품에서 떠나 성인이 되어 타지에 나가는 순간, 자신이 있는 지역에서 경험하고 구축해 나가는 건

고향에 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실질적으로 개인의 커리어와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인적네트워크는 모두 대학생활 이후에 만들어진다.  

안정적인 미래와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보금자리를 찾아 청년들은 탐험과 실험을 한다. 그럴수록 현재의 삶과 고향에서의 삶 간 격차는 벌어진다.


고향에서는 안정적인 삶이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대부분 친구들 중 일부는

홍천군 공무원으로 살아가고  나머지는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 나아가 세계로 퍼져 나간다.

대충 이런 흐름으로 청년들은 현재 살아가고 있다.


대학을 보내버리는 순간부터

인구 유출의 시작을 알리는 지역(방)들.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청년들이

지역에 계속 머물게 될까?


1. 고등학교 졸업 후 (주민등록지 변경 없이) 지역을 떠난 청년들을 대상으로 생애 주기에 맞춘 다각적인 지원 정책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둥지 역할을 했던 지역(홍천군)은 타지에 나가 있는 청년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지원하며 교류해 나가야 한다.


그들이 방학이나 휴학 또는 취직 준비 기간에 있을 때 지역에 돌아와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사업들을 운영해야 한다.


성인이 된 후 고향과 어떤 새로운 경험과 연결고리가 있어야 청년들은 고향을 향후 정착 선택지에 넣게 될 거다.


지역에서 본인이 청년으로서 받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2. 청년들이 지역에서 새로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지원한다.


본인이 초중고등학교를 나온 지역에서 본인이 만날 수 있는 친구는 고향에 성인이 되어서도 살고 있거나 본인처럼 고향을 방문한 중고등학교 동창들이 대부분이다. 만약 직장생활을 한다면 직장 동료까지 포함될 수 있겠다.


사람은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많은 지역(방)에서는 개인이 현재와 미래를 논할 수 있는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이제는 학년 상관없이 살아가는 대학 밖 세상에 나왔는데 지역에 산재한 연령 및 성별 불문의 청년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럴만한 매개체가 존재해야 한다.


특정 관심사를 위주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행사나 프로그램들을 정기적으로 적극 주최하여 다양한 스토리를 가진 청년들이 한데 모여 서로를 알아가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자신의 현재를 공유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가 고향에 생기게 된다면 저절로 지역에 애착과 소속감이 생기게 된다.   


필자가 현재 고향인 홍천군에서 운영 중인 청년 네트워크도 곳곳에 흩어진 홍천의 청년들이 모여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 함께 협업하여 상생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


이 두 가지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청년들은 고향을 쉽게 끊을 수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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