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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희 Jan 20. 2022

나나 잘하자

요양 일기#2

즐겨 보던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이 끝났다.


금요일이면 치킨을 먹으면서 지난 방영분을 다운받아 보았다. 이상하게 tv에서 먹는 장면을 보면 같이 먹고 싶어 진다. 먹으면서 tv를 보는 일은 일상의 낙이다. 금요일 밤의 치맥은 축복이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좋아했던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첫째, 맛집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는 일이 재미있다. 나와 상관없는 가게인데도 개과천선하는 모습에 가슴이 뿌듯하다. 드라마를   주인공으로 감정이입을 하여 보는 것과 같다.


둘째, 숨어 있는 장인을 만나게 되는 일이다. 지금 생각나는 것은 예비 장모와 예비 사위가 하는 일본식 튀김 집이다. 제2의 백종원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는데, 그는 현재 체인점을 내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와우) 역시 행운은 준비된 자의 것이다.


셋째, 비난받아야 마땅한 사람 정당하게(?) 비난하는 것이다. 이것을 좋아하는 이유라고 말해도 되나 싶긴 하다. 하지만 내 마음 속에 이런 감정의 고리가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가게를 더럽게 관리하는 사람, 시종일관 자신의 고집을 부리는 사람,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보면서 비난에 동조했다.


막장드라마가 인기 있는 이유는 명백히 비난받아야 하는 사람을 죄책감 없이 미워할  있다는  있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해소시킨다. 드라마의 선택은 개인 취향이다. 사실 극단적인 막장드라마도 있지만, 막장이 아니더라도 선악구조는 어디든 있다. 사람의 심리에는 남을 비난하면서  보다 나은 자신에 대해 안전감을 느끼기도 한다. 옳은 방향은 아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인간의 심리는 그렇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타인과 비교를 하면서 산다. 이것을 뛰어넘는 사람은 꽤 괜찮은 사람이다. 타인보다 낫거나 못하거나 하는 비교순위는 실재 아무 의미는 없다. 사회적 동물이다 보니, 우리의 뇌는 상대방을 알게 모르게 의식한다는 데 있다. 원초적 본능이다.


설겆이를 하다가 싱크대에 눈이 갔다. ‘싱크대 문짝이 이렇게 더러웠었나?’ 설겆이를 멈추고 씽크대 문짝 3개를 닦았다. 다리만 괜찮다면 퐁퐁을 풀어 벅벅 닦았겠지만, 물티슈로 간이 청소로 만족해야 했다. [골목식당]에 나온 비난받아야 마땅한 사람들이 떠올랐다.


‘나나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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