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 일기 #6
어떤 음식이든 맛있어야 한다.
튀긴 음식은 웬만하면 맛있다고들 한다. 그럴까? 대체로 그렇다는 것이지. 꼭 그렇지는 않다. 우리 가족은 금요일에 치킨을 먹는다. 여행을 가서도 금요일에는 불문율처럼 치킨을 먹는다.
치킨을 선택할 때, 대다수의 사람들도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먼저, 여러 프랜차이즈를 포함해 동네 이름 없는 치킨집까지 치킨을 시켜 먹어본다 혹은 좋아는 프랜차이즈 치킨만 사 먹는다. 이렇게 크게 두 가지 유형이다. 이후 취향이 가족마다 달라서 때에 따라서는 번갈아 시켜 먹는다.
우리 집의 경우는 기본 형태의 치킨을 선호한다. 튀김옷이 과하거나 가루를 뿌린 종류를 많이 좋아하지 않는다. 여하튼 프랜차이라고 해도 지점마다 차이가 있다. 게다가 어떤 지점이 맛이 괜찮아서 지속적으로 먹다가도 한 번씩 닭에서 냄새가 나거나 하면 꺼려진다.
동네 프랜차이즈 단골 치킨집이 있다. 사장님과도 친하다. 금요일에 간혹 치킨을 사러 가지 않으면, 다음에 가면 ‘무슨 일이 있었냐고’ 꼭 물어보신다. 이럴 때는 난감하다. 미안하기도 하다. 다른 곳에서 시켜 먹었다고 할 수도 없고. 그저 미안한 마음에 에둘러댄다. 사장님이 친절하기도 하고 우리가 그 집 치킨을 좋아하기도 해서 매주 그 가게 치킨을 사 먹고 있지만, 말하지 못하는 불만이 있었다. 일단은 오픈 주방이어서 모든 게 보인다는 거다. 깨끗한 편은 아니다. 가끔씩 닭 냄새가 심할 때가 있었고, 상한 파를 주신 적도 있었다. 하지만 말을 할 수가 없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겠지? ‘주방이 더러운 것 같다고. 닭에서 냄새가 나서 못 먹겠다고. 파가 상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오랫동안 다니던 가게라서 이런 이야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결정적으로 냄새가 심해서 치킨을 못 먹고 버린 적이 있다. 그 이후 치킨 대신 삼겹살로 대체를 했고, 결국 지난주 금요일에는 다른 지점 치킨을 사 먹었다. 이유야 어쨌든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치킨은 냄새도 안 나고 맛있었다.
친해질수록 조언을 하기 쉽지 않다. 내 딴에는 조언이라고 하지만 상대방은 기분 나쁘게 받아들인다면 관계는 예측불허로 치닫을 게 뻔하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해보면, 나부터도 남의 조언을 잘 받아 들 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마 ‘본인이나 잘하지. 어디서 지적질이야.’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진정한 조언도. 진정한 자기반성도. 어려운 일이다. 책에서 보면 진정한 조언을 받아들이고 자기반성을 거처 자기 발전(?)의 원동력으로 쓰라고 하는데, 그런 일은 책에 나오는 사람에게나 해당하는 듯싶다.
오늘은 마음이 비뚤어지는 날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