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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곤 Feb 29. 2024

나는 화가다

"삶을 얼마나 아름답게 디자인할까." 



누구나가 품고 있을 인생의 화두일 것이다. 나는 그림에 소질이 없어서 어릴 적 미술 시간이 싫었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물감이 번지기도 하고 색상의 조합이 안 맞아 그리기를 반복하기도 한다. 친구 중에 미대를 녀석이 있었는데, 그가 화실에서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억이 있다.



세상에 나와 자기 인생을 스스로 그려가기 시작하는 때가 언제일까라고 생각해 보면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일찍 철이 든 사람도 있고 늦은 나이에 인생을 예쁘게 그리는 사람도 있다. 물론 그 그림이 얼마나 훌륭한가를 평가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예술 작품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누가 누구를 평가하는 것을 목도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다지 좋게 와닿지 않는다. 감히 나를 누가 평하는가. 연예인이나 공인의 신분에서 그의 연기력이나 사회공헌도 등을 평할 수는 있어도 개인사만은 보호하는 것이 맞다. 요즘은 인터넷 시대라 그 벽이 허물어져 버리곤 하는 일을 접하는데, 그럴 때마다 슬프기도 하다.


자기 인생의 화폭에 그림을 그리는데 누구를 의식하며 누가 그것을 평할 수 있단 말인가!

각자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거늘.


어제 점심때 한 동료가 이렇게 말했다.

"부하직원에게 부채가 얼마인가를 묻는 것은 좀 그렇지 않을까요?"

"그럼요. 실례죠."

"왜 그렇게도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이 궁금한지..."


얼마 전 식사 중에 상사가 빚이 얼마나 있는지 물어보았을 때 서운했던 마음을 털어놓은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표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사람의 개인적 환경에 대한 질문은 어쩌면 그에게 상처의 화살을 쏘는 것이나 다름없는 때가 있다. 결국 그 화살은 자신에게로 갈 테이지만.



인생의 수채화를 그리는 것은 오로지 나. 명작은 아닐지라도 붓 끝에 혼을 불어넣은 그림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거늘! 누가 감히 평한다 말인가!라는 단단한 마음으로 살아가길 희망해 보는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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