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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남매워킹맘 Jan 28. 2023

루이 랑베르(1)

랑돔 기숙학교의 ‘시인과 피타고라스’

‘시인’은 [루이 랑베르]의 화자이며 ‘피타고라스’는 주인공인 천재 루이 랑베르이다. 루이 랑베르는 곧 발자크를 가르키기도 한다. 발자크가 누구인가? 프랑스 혁명 격동기를 살았던 인물로서 루이 랑베르는 자전적 소설이자 철학소설이라고 한다. 철학소설이라? 이게 뭐지 하며 50쪽 정도 넘겨 읽으니 아아~ 철학소설 맞구나 고개를 끄덕였다.


천재로 태어난 루이 랑베르,

루이는 스승 없이 독서만을 통해 배움의 길에 들어섰고 어느덧 열 살이 되었다.(10쪽)

읽은 책들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말한다.

“종종 나는 과거의 깊은 심연에서 단어라는 배를 타고 달콤한 여행을 하는 느낌이야……….”

심연의 깊이는 과연 얼마나 되는 걸까? 자신의 사유 속에서 심연을 유영하는 루이는 신성한 정신을 가지고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자신만의 이론을 만들고자 한다.


더 깊은 심연을 부르는 정신의 삶도 잠시, 스탈 부인의 지원으로 방돔 기숙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비범했던 루이, 그의 천재성으로 인해 방돔 기숙학교는 오히려 육체적 고통과 넘기 어려운 현실이 되어버린다. 학교는 일률적으로 규격화하는 도구에 불과했다. 이런 부분은 프랑스 혁명기를 훌쩍 뛰어넘어 지금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학교의 한계이다. 학교는 정말 천재를 바보로 만드는 곳인가? 일률적인 교육과정이라고 하지만 나름 소프트웨어는 진화해왔다. 하지만 백년전의 학교나 지금의 학교나 공간과 기능은 별 차이가 없다. 최근 들어서야 공간과 교육을 함께 인식하면서 공간의 진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중이다. 루이 랑베르가 다닌 방돔 기숙학교에서 그나마 숨통이 틔는 공간은 밥을 먹는 식당이었다. 일렬로 학생들이 앉아 있으나 사제들의 통큰 배려로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간식을 서로 주고 받으며 키득키득거렸을 초등부 4학년 남자아이들을 상상해 본다.


스틸 부인은 루이를 보고선 그는 견자라고 했다. 루이 역시 “생각하는 것, 그것은 보는 것이야!”라며 외쳤다. 무엇을 본다는 걸까? 사유가 생생하게 보일 정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본다는 것? 자연을 그대로 복제하듯이 구석기인들이 동물적 감각으로 읽어내는 것? 상상과 신비를 눈에 보이듯 그대로 그려내는 것? 예민한 감수성과 정신의 힘으로 사유의 심연을 건드려 보는 것?

그는 사유의 조각들을 모아 하나의 새로운 창조물을 재구성할 줄 알았다고 한다.

또한, 의지와 사유를 가지고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인간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의지와 사유는 생생한 힘이다.

그럼에도 방돔 기숙학교에서 황폐해진 육체를 남긴채 상처로 가득했던 루이 랑베르는 내면의 투쟁을 거쳐 균형을 지향한다. 뇌, 가슴, 신경에 의해 움직이는 인류는 이들의 비율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인다. 신경이 발달한 인간에게는 행동과 힘이, 머리 좋은 인간에게는 천재성이, 가슴이 중요한 인간에게는 믿음이 부여된다고. (루이는 가슴인 동시에 머리였다.)

균형을 이루는 게 제일 맞추기 어려운 비율일테지만 루이에게는 균형이 필요했다.

발자크의 문체는 그 다음을 궁금하게 만든다.

루이는 방돔 기숙학교를 떠나 새로운 현실에서 그의 사상과 글을 완성할 수 있을까?

그가 원하는 균형의 상태는 무엇이며?

프랑스 혁명기, 세상이 변하고 있는 격동기에는 결국 행동이 아니라 사유의 힘을 외쳐야 하는가?




#루이랑베르#오노레드발자크#사유#의지#균형#생각학교#a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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