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학식날에 쓰다
『사랑하는 아이에게』
-입학식 날에 부쳐
엄마도 그랬단다.
나도 어른이 되면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그 아이가 커서 말을 할 수 있을까?
걸어 다닐 수 있을까?
유치원 갈 수 있을까?
그런데 그렇게 되었단다
어른이 되고
엄마가 되고
그리고 오늘 이렇게
네 손을 잡고
학교에 왔지않니?
너도 나중
어른이 되면
엄마처럼 된단다
걱정하지 말렴.
사랑하는 아이야.
나는 불투명한 미래가 걱정이었다.
과연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애를 낳을 수 있을까?
애가 태어나서는 걱정이 더 많아진다.
우리 애보다 조금 더 큰 애들을 보며
우리 애도 저 애처럼 걷는 날이 올까?
저 애들처럼 말을 할 수 있을까?
내가 학부모가 되는 날이 올까?
온통 걱정투성이.
아이들도 그럴 것이다.
내가 학교 잘 다닐 수 있을까?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뭘 할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올까?
그러나, 그러나 그렇게 되더라.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걱정은 아무 데도 쓸 데가 없더라.
이 시는 우리 애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써 놓은 시다.
그런데 이제 그 아이는 중학교 2학년이 된다.
이웃 아이들의 입학식을 보며 이 시가 생각났다.
아이도 엄마도 초등학교 입학만큼 떨리는 때는 없을 것이다.
입학하는 모든 친구들! 입학 축하합니다.
세계를 이끌어 갈 가슴 따뜻한 어른으로 자라길 바랍니다.
오늘의 TIP: 걱정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그러나 시 한 편은 낳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