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지인들에게 너랑 자주 만나고 놀았던, 혹은 여행을 갔었던 몇 년 전이 그립다는 말을 듣는다. 혹은 나와 함께한 시간에 찍었던 사진들이 지인의 SNS 사진첩에서 중요한 사진으로 남겨져 있다던가. 혹은 어디든 네가 있어야 재밌다던가. 이렇게 누군가의 인생에서 가장 반짝반짝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나와 함께한 시간이었음이 참 감사하고 행복하다. 나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언제 생각해도 함께 했을 때 참 행복하고 재밌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
가끔은 정말 힘든 지인들에게 선뜻 도움을 준 적도 있었다. 대화가 절실하게 필요한 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를 해준다거나, 경제적 상황이 안 좋은 지인들에게 도움을 준다거나, 자살을 하려는 지인을 119에 신고하고 당장 달려가서 울면서 껴안아준다거나, 위로를 위해 지인의 상황과 성향에 맞는 책을 선물해 준다거나. 사실 나는 도움을 받기보다는 주는 것이 더 편하고 익숙했던 것 같다. 어려운 일일 수록 더더욱. 작은 투정은 누구에게나 부릴 수도 있지만 쉽게 이야기하지 못할 일들일 수록 입은 더 무거워진다.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그 이야기를 하기까지의 마음을 알기에 웬만한 것들은 선뜻 도와주려고 한다. 누군가를 도와주면 그 도와준 수고의 배 이상의 어떤 복잡한 따뜻함으로 마음이 차오른다. 누군가를 위했다는 마음, 내 존재가 세상 어딘가에 도움이 되었다는 마음, 오늘도 우리는 좀 더 따뜻했다는 마음. 나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슬픈 일이 있을 때 함께 울어줄 수 있는 마음이 참 따뜻한 사람.
오늘은 사랑하는 엄마, 동생, 댕이와 피크닉을 하기로 했다. 저번에 한 번 산책 겸 슬쩍 가봤던 공원이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피크닉을 하고 싶었던 곳.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같이 가고 싶었던 곳. 어느덧 꽤 선선해진 초가을 날씨아래 돗자리를 펴고, 가져온 음식들을 늘어놓고, 꼬불꼬불 댕이의 털을 만지고, 좋은 음악을 듣고, 살짝 선잠에 들고. 나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일상을 사랑하고 하루의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그 일상을 공유할 줄 아는 사람.
오늘에 참 감사하다. 이런 날씨도, 이런 마음도, 좋은 사람들도. 오늘은 또 어떤 일들이 생길까! 기분 좋은 가을 오후다.